"AI가 인간 지배? 개가 더 똑똑하다"…AI전문가의 반론 이유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빠른 발전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는 가운데 AI 기술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과 AI가 인류에게 생산성 기적을 선물할 것이란 낙관론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챗GPT 창시자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등 여러 전문가들이 AI로 인한 인류 멸종 위험까지 경고하는 분위기에서 상반되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얀 르쿤 메타플랫폼 AI 수석과학자. AP=연합뉴스

얀 르쿤 메타플랫폼 AI 수석과학자.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얀 르쿤 메타플랫폼 AI 수석과학자는 "챗GPT와 같은 현재의 AI가 사람은 고사하고 개보다도 똑똑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학습·훈련한다는 점을 짚으면서 "이런 시스템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AI 모델은 실제 세상의 기저에 깔린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오직 많은 양의 텍스트로만 훈련되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인간 지식은 언어와 무관하다. 따라서 그런 인간의 경험은 AI가 포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르쿤은 AI가 변호사 시험엔 합격할 수 있지만, 10세 아이도 금방 배우는 식기세척기에 식기를 채워 넣는 일은 할 수 없는 현실을 그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이런 사례는 (AI 기술이) 단지 인간 수준의 지능뿐 아니라 개의 지능에라도 도달하기까지 우리에게 모자란 부분이 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타는 언어뿐 아니라 영상으로도 AI를 훈련하고 있지만 갈 길이 먼 힘든 작업이라고 그는 전했다.

르쿤은 미래엔 인간보다 더 똑똑한 기계가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이는 인간에게 위협이 아니라 사람보다 똑똑한 AI 비서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똑똑한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고 싶어 하는 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는 것이라며 "AI는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복종하고 통제 가능한 형태로 창조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콘퍼런스 참석한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AI를 화석연료 개발에 사용하면 끔찍하겠지만, 건강·교육·문화에 사용하면 아주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좋고 나쁨은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것이란 의미다.  

15일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 중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야후 파이낸스 홈페이지 캡처

15일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 중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야후 파이낸스 홈페이지 캡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생성형 AI가 "우리에게 생산성 기적을 이뤄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을 예측해 '닥터 둠(Dr. Doom)'이란 별명을 얻은 경제학자다.

그는 15일 미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로 머신 러닝, 로봇 공학, 자율주행자, 클라우드 컴퓨팅, 양자 검퓨팅 등 여러 분야에서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현재 1%에 불과하지만 생성형 AI로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로 일자리가 많이 사라질 것이지만, 인터넷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그만큼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AI 기술 고도화로 이미지, 음성 등을 합성한 딥페이크에 대한 우려 등이 커져 범국가적인 해결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국제기구나 국가별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유럽연합(EU)의 입법 기구인 유럽의회는 14일 AI 기술 규제법 도입을 위한 협상안을 가결했다. 앞서 미국과 EU는 각국이 관련 입법 절차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AI 부작용을 막는 가이드라인인 '자발적 AI 행동강령' 마련에 착수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유엔 산하 핵 감시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처럼 AI를 감시할 유엔 기구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