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8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 흑자로 4월 적자(-7억9000만 달러) 이후 3개월째 흑자를 유지했다.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한 것은 지난해 5~7월 이후 1년만이다. 1년 전(17억 달러 흑자)보다 흑자 폭이 커진 것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다만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0억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65억7000만 달러)과 비교해 약 77% 줄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지속하는 게 분명해졌다”며 “여러 경제기관의 경상수지 ‘상저하고’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상수지는 무역ㆍ서비스ㆍ소득 부문을 통틀어 얼마나 벌었거나(흑자) 잃었는지(적자)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 나라의 ‘실수입’을 보여주기 때문에 국가별 기초체력을 따질 때 중요한 잣대가 된다.

김주원 기자
만년 적자인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 달러 적자로, 6월(-26억1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폭증했다. 특히 여행수지(-14억3000만 달러) 적자 폭이 지난달에 이어 1년 전(-8억4000만 달러)의 거의 2배로 커졌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며 국내에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여파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10일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허용했지만, 그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29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월부터 시행한 법인세 완화 조치에 기업이 해외 자회사에 쌓아두었던 유보금을 국내로 들여온 결과다. 한국 기업의 ‘자본 유턴’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이 부장은 “기업들의 해외유보소득 규모가 여전히 크고, 특히 IT(정보기술) 기업은 갈수록 해외실적부진이 완화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08/e3e14126-ae32-4e6e-abca-00a7ce953f06.jpg)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불황형 흑자’ 지적에 대해서도 “7월 수출이 주춤했는데, 8∼9월 감소세가 둔화하다가 4분기에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오름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원유 관련 수입액이 늘어 상품수지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