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QLED TV에도 쓰인 양자점 기술…노벨화학상 수상

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발표가 진행되는 4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모니터에 올해 수상자인 미국 화학자 문지 바웬디, 미국 화학자 루이스 브루스, 러시아 물리학자 알렉세이 예키모프의 모습이 나와있다. [AFP=연합뉴스]

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발표가 진행되는 4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모니터에 올해 수상자인 미국 화학자 문지 바웬디, 미국 화학자 루이스 브루스, 러시아 물리학자 알렉세이 예키모프의 모습이 나와있다. [AFP=연합뉴스]

 삼성전자의 QLED 텔레비전을 낳은 기술을 연구ㆍ개발한 과학자들이 2023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 시간) 양자점의 발견과 개발에 기여한  문지 바웬디(62)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루이스 브루스(80) 콜롬비아대 교수,  IT기업인 나노크리스털 테크놀로지의  알렉세이 예키모프(78)  박사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수상자들은 나노기술에 색을 더한 과학자들“이라고 평가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총  1000만 크로네(약 13억 5000만원)가 주어진다.

양자점(Quantum dot)은 크기가 수 nm(나노미터ㆍ10억 분의 1m) 크기인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양자점의 크기를 나노기술로 조절하면 가전자대와 전도대 사이의 밴드갭이 달라지고, 이 사이를 오가는 전자의 움직임도 제어할 수 있다. 빛을 흡수해 들뜬 전자가 빛으로 방출하는 에너지 파장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바웬디 교수의 한국인 제자인  김성지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는  ”양자점은 입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어 현재 상용화된 양자점 텔레비전의 소재로 응용되기도 한다“며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도 높아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태양전지ㆍ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발표 중 실험용 플라스크로 양자점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발표 중 실험용 플라스크로 양자점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양자점은 1980년대 초 당시 러시아의 과학자였던 알렉세이 예키모프 박사와 미국 화학자 루이스 부르스가 처음 발견했다. 예키모프 박사는 러시아 바빌로프 국립과학연구소, 브루스 박사는 미국 벨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이후 브루스 박사의 제자였던 바웬디 교수가 MIT에서 혁신적인 양자점 합성법을 개발해 상용화에 이르는 기초를 닦았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단장은 “브루스 교수와 예키모프 박사가 양자점을 처음 발견ㆍ개발한 과학자라면, 바웬디 교수는 이를 실험실 단위에서 구현한 학자”라고 말했다. 현 교수는 바웬디 교수와 오랫동안 양자점 개발 연구를 해온 대표적 학자이면서, 양자점 기술을 상용화 단계까지 이끌어낸 인물이다.  


올해 노벨상은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에 이어,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발표로 이어진다. 시상식은 12월 10일에 열린다.

 
올해는 노벨화학상 수상자 명단이 공식 발표 전에 사전 유출되는 해프닝 속에 진행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노벨상 수상자 발표 3시간 전 스웨덴 일간 다겐스 뉘헤테르를 인용,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e메일을 통해 ‘2023년 노벨 화학상은 양자점과 나노입자를 발견하고 발전시킨 연구에 돌아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수상자 명단 사전 유출 직후 “이는 실수이며 수상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벨상 명단이 사전 유출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심지어 노벨상 후보 명단도 50년간 비공개할 정도로 선정 절차는 비밀에 부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