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스타벅스 해피아워' 안내문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한국의 ‘얼죽아’(Eoljukah·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선호 트렌드가 올해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빨리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카페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에서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이 꾸준히 늘어 전체 넉 잔 중에서 석 잔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3일까지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은 전체의 77%에 이른다.
한겨울에도 아이스 음료 선호 비중이 높았다. 추위가 절정인 1월에도 아이스 음료 비중은 57%로 절반을 넘었으며 2월엔 이보다 높은 64%였다. 여름인 6∼8월에는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이 87∼89%로, 10잔 중 9잔 가까이에 달했다.
이 같은 아이스 음료 선호 현상은 최근 10년 새 두드러진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한해 전체로 놓고 보면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은 절반을 밑돌았다. 그러다 2015년 아이스 음료 비중이 51%로 역전되더니,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74%까지 높아졌다.
여름엔 10잔 중 9잔이 아이스 음료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을 찾은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뉴스1
전국에 약 140개 매장이 있는 폴바셋에서도 차가운 음료는 뜨거운 음료보다 훨씬 잘 팔린다. 폴바셋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전체 음료에서 아이스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2%였다. 폴바셋 관계자는 “아이스 음료는 출근길에 빠르게 마실 수 있고 청량감과 상쾌함을 바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추위가 이어졌던 지난 1월 할리스에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판매 비중이 55%로 오히려 따뜻한 아메리카노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할리스 고객 중 가장 많은 30대뿐 아니라 20대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40대와 50대에서는 모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도 얼죽아 현상에 아이스 음료 강화
AFP통신은 올초 “한국이 ‘얼죽아’라는 독특한 커피 소비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주문할 수 있는 얼죽아는 ‘빨리빨리’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직장 문화와 어울린다”고 분석했다. 얼죽아는 해외에서도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8월 미국 방송인 CNN은 ‘1년 내내 아이스커피 시즌’이라는 제목 기사를 통해 “최근 3개월간 미국 내 스타벅스 음료 판매의 75%가 아이스 음료였으며 특히 젊은 층이 많이 즐긴다”고 전했다.

GS25에서 지난 7월 출시한 아이스아메리카노점보. 지난 1~24일 카페25 매출 상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사진 GS리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