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25일(현지시간) 풀려난 9세 여아 에밀리 핸드가 재회한 아버지와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하 2차 인질·수감자 맞교환...인질 17명 풀려나
전날 1차 석방 때는 인질 24명(이스라엘인 13명, 태국인 10명, 필리핀인 1명)이 풀려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8일 만인 24일 오전 7시부터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하마스가 지난달 7일 납치한 인질 240여 명 중 5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는 조건이다.

25일 석방된 인질들이 탄 차량이 이스라엘 의료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앞서 이날 하마스가 한때 "이스라엘이 일시 휴전 합의 사항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석방 지연을 발표하면서 인질들은 예상보다 7시간이 늦은 오후 11시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됐다.
이스라엘 "일시휴전 종료 즉시 공격 재개"
이스라엘은 인질 전원 석방을 위해서라도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은 25일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돌려보내기 전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일시 휴전이 끝나는 즉시 가자지구 공격에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26일(현지시간) 호주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집회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남은 인질들의 사진이 있는 포스터가 의자 위에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역시 이날 가자지구에서 장병과 만나 "모든 인질이 이스라엘로 돌아올 때까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을 그만둘 수 없다"며 "하마스와 향후 협상도 교전과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 연장 노리는 하마스, 딜레마에 빠진 이스라엘"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하마스가 인질들을 점진적으로 석방하며 휴전 기간을 연장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추가 석방을 얻어내고, 국제사회에 종전 압박을 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선임 분석가 마이라브 존스자인은 WSJ에 "이스라엘은 남은 인질들 석방과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아 신와르 제거 사이에서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파괴하면서 인질 전원을 석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질 석방 맞교환으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태운 버스가 26일 서안지구에 다다르자 깃발을 든 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막후 역할 속에 도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석방 합의를 평가절하했다. 그는 25일 자신의 SNS 계정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하마스의 1차 인질 석방에 미국인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나라나 우리 지도자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석방 합의에 대해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25일 NYT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이번 전쟁으로 인한 정확한 민간인 사망자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집계로도 대략 여성과 어린이 1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이런 여성·아동 사망자 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숨진 여성·어린이의 2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