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4시55분에 발생한 규모 4.0지진 진앙지인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에서 주민이 주택 외부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30일 오전 4시 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4.0이고, 지진이 발생한 깊이는 12㎞다.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했던 규모 2.0 이상의 99회 지진 중 2번째 규모이며,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가장 강력했다.
흔들린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진도는 경북 지역에서 최대 5로 기록됐다.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다. 울산은 계기진도가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 경남·부산은 3(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이 나타나는 등 영남 지역에서는 대부분이 지진을 느꼈을 정도로 파괴력이 셌다.
“7년 전 그때 생각나 소름”…경주 지진 왜?

박경민 기자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주향이동단층의 운동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단층면을 중심으로 양쪽 땅이 수평 방향으로 엇갈리면서 움직여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7년 전에 발생한 9·12 지진 역시 주향이동단층 운동이 원인이었다.
“울산단층 지류와 연관…원전과 가까워 더 위험”

30일 오전 4시55분에 발생한 규모 4.0지진 진앙지인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마을 전신주에 까마귀 떼가 앉아있다. 뉴스1
기상청은 다만 이번 지진과 9·12 지진 간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봤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이번 지진과 9·12 지진은 20㎞ 정도 떨어져 있고 주변에 단층선들도 분리돼 있기 때문에 다른 구조에 의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이 울산단층의 지류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2016년 지진의 경우 양산단층과 덕천단층 사이에 있는 ‘내남단층’으로 불리는 활성단층이 원인으로 꼽혔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은 울산단층의 동쪽 편에서 났는데 울산단층의 가지들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단층 자체가 움직이면 규모 6 이상의 큰 지진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고 원전 등과 더 가깝기 때문에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앞선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에 의해 응력(應力)이 낮아졌음에도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 지진이 발생한 단층에 임계치에 육박한 응력이 쌓인 상태였음을 의미한다”며“해당 단층에서는 추가적인 지진 발생 가능성도 있으므로 앞으로 여진의 추이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