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부산시장 1일 오전 부산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박시장은 엑스포 유치 실패에 따른 공식 사과 등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송봉근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1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여간 최선을 다했지만, 낭보를 전해드리지 못한 것에 책임과 부덕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부산이 하나 되어 보여준 그 힘은 부산 미래를 활짝 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결과는 아쉽지만, 지금까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성원해 주시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과 ‘엑스포 관련 사업’ 차질 우려에 대한 일문일답이 진행됐다. 박 시장은 우선 실패 원인에 대해 “(엑스포 유치 경쟁이) 머니게임이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실사나 발표에서 결코 상대 후보국보다 나쁜 평가를 받지 않았는데, 엑스포 유치에 적합한 도시인지 여부가 최종 투표에 큰 영향력이 없었다는 것이 제 판단이다”며 “국제박람회기구(BIE) 차원에서도 이런 경쟁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일 오전 부산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송봉근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엑스포 유치 예정지인 부산 북항 개발사업과 가덕도신공항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질의도 이어졌다. 정부와 부산시는 엑스포 개최를 전제로 각종 기반시설 조성을 추진하는 ‘엑스포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이것이 엑스포 유치 불발로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부와 부산시는 2029년 12월까지 가덕도에 공항을 건설할 계획이다. 당초 2035년 6월 계획했던 개항 시기를 엑스포 개최 시기에 맞춰 5년 이상 앞당겼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은 조기 개항을 위해 지난해 4월 29일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됐다. 사업비는 13조원 이상 들 전망이다.
개최 예정지였던 부산 북항 일대는 컨테이너 부두 이전 등 항만 재배치와 주거 기능 강화, 원도심 연결도로망 확충 등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엑스포 때 이곳엔 전시관 등도 함께 지어 박람회장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치에 실패하면서 박람회장 조성에 따른 5조원 이상 부가가치 창출과 1만8000여명 취업 유발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가덕신공항 부지 인근 모습. 사진 부산시

부산항 북항 일대 모습. 송봉근 기자
박 시장은 엑스포 재도전에 대해서는 “먼저 이번 유치 과정에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를 되짚어 보고 이런 과정에서 2035년 엑스포 유치가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가질지, 실제로 이번에는 정말 유치를 하고자 한다면 실패가 있어서는 안 되니까 그런 조건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먼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 시민 동의,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만큼 내년에 본격적인 연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 방침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