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민음료'로 불리는 왕라오지(王老吉)의 확 바뀐 패키지 디자인이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다. 사진 zaker

'빨간 바탕에 노란 글씨'가 트레이드마크인 왕라오지의 기존 패키징과 '미니멀리즘'을 강조한 새로운 패키징. 사진 넷이즈
*량차(凉茶): ‘차갑게 마시는 차’라는 의미로, 전통적인 량차는 차엽이나 약제를 사용한다. 량차는 열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쓴 맛이 나는 단점이 있다. 왕라오지는 전통 량차에 달콤한 맛을 추가해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왕라오지에서 세계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출시한 '스페셜 에디션'이다. 심플한 은색 캔은 '친환경'을 주제로 디자인된 것으로, '미니멀리즘 캔'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왕라오지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캔에 노란 글씨'가 사라지면서 수많은 소비자를 놀라게 했다.
‘은색 캔’으로 연간 3만 9800톤 인쇄 잉크 절약한다?

왕라오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하는 캔은 4000억 개, 한 캔에 사용되는 인쇄 잉크는 평균 1g이다. 왕라오지의 '친환경 패키징'은 한 캔에 0.005g의 인쇄 잉크를 사용한다. 모두가 친환경 패키징을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1년으로 생산량을 계산하면, 약 3억 9800톤의 인쇄 잉크를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사진 zaker
인쇄 잉크 사용으로 말미암은 환경 오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다. 인쇄 잉크는 분해되는 데만 약 100년의 세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라오지는 패키징 변화만으로도 연간 3만 9800톤의 잉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환경 보호에 참여했다.

왕라오지는 인쇄 잉크가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100년, 매년 지구에서 인쇄 잉크가 발생하는 오염물 배출량이 40만 톤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새롭게 선보인 '미니멀리즘 캔'은 단 0.0005g의 인쇄 잉크를 사용해 오염물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는 것을 밝혔다. 사진 zaker
환경보호 위해 노력하는 中 음료 브랜드

2022년, 중국의 대표 식품 제조업체 캉스푸(康师傅)는 아이스티 음료 ‘빙홍차(冰红茶)’를 '노라벨 용기' 버전으로 선보였다. 그러나 '불쾌한 색깔'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혹평을 받았고, 제품을 담은 상자에는 여전히 인쇄 잉크를 많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 사진 캉스푸 웨이보
지난해 캉스푸는 '라벨이 없는' 빙홍차를 선보였다. 환경 보호를 위해 기존의 노란색 라벨을 전부 제거하고, 다른 정보 없이 유통기한만 표기한 공병에 아이스티를 담았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에게 “음료 색이 무언가를 연상시킨다", “왠지 모르게 불쾌하다”, “요강 에디션” 등 혹평을 얻었다. 여기에 해당 제품이 개별 구매가 불가하고 상자 단위로만 판매되는 점에서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못했다. 또한, 상자 외부에는 여전히 다양한 프린트가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친환경 음료 포장, 이미 전 세계적 트렌드

세계 최대 음료 제조업체인 '코카콜라 컴퍼니'에서는 종이 병에 담긴 코카콜라를 선보였다. 목재 펄프 종이를 소재로 채택, 내벽에 보호 필름을 추가하여 음료의 침투를 방지했다. ©zaker
코카콜라는 기존의 레드와 블랙 조합의 패키징 대신 북유럽 목재 펄프 종이를 신소재로 선택하였다. 내벽에 보호 필름을 추가하여 음료의 침투를 방지했다. 이 종이 병은 병 본체, 병뚜껑 및 내벽 보호 필름 모두 분해 가능한 친환경 재료로 100% 재활용 및 분해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여기에 병 밑부분에 주름 디자인을 추가하여 그립감을 추가하는 등 보틀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MUJI)은 재활용 가능한 알루미늄 캔으로 일반 플라스틱 병을 대체하고 있다. 사진 zaker
친환경 패키징은 비단 음료 브랜드에서만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가 아니다.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군의 포장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으로 인해 '친환경' 키워드에 대한 대중의 회의감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는 격려받아 마땅하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