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겸장 내야수가 둘이나… 이재현-김영웅에 웃는 삼성

삼성 내야수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내야수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삼성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삼성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바라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공수를 겸비한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내야수 이재현(21)과 김영웅(21) 이야기다.

삼성은 올 시즌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활약한 외국인 선수 3총사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스, 호세 피렐라가 모두 떠났기 때문이다. 임창민과 김재윤을 영입해 불펜을 보강했지만, 선발진엔 물음표가 달렸다. 팀 타율 6위(0.263), OPS(장타율+출루율) 7위(0.702)에 머물렀던 타선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이 시즌 초반 만만찮은 전력을 뽐내고 있다. 23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7-3 승리를 거둔 삼성은 3연승을 달렸다. 23일 현재 순위는 공동 3위. 개막 2연승 이후 7연패를 당했지만, '3성(3위 삼성)'까지 올라섰다.

삼성 내야수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내야수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가장 눈에 띄는 건 2022년 드래프트에서 뽑은 이재현과 김영웅의 활약이다. 당시 1차에서 전국 대상 지명이 가능했던 삼성은 서울고 이재현을 선택했다. 이어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도 물금고 우투좌타 내야수 김영웅을 뽑았다. 류중일-박진만-김상수로 이어지는 유격수 계보를 이어주길 기대했다.

앞서나간 건 이재현이었다. 이재현은 지난해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타율은 0.249에 머물렀으나, 12홈런 60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냈다. 거포 유격수란 평가에 "20개는 쳐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다"며 손사래쳤지만, 포지션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장타력이다. 지난해 유격수(규정타석 50% 이상 기준) 중 오지환(0.396)에 이어 장타율이 두 번째(0.378)로 높았다. 김지찬(23), 김현준(22)과 함께 '굴비즈'로 불리며 세대교체 주역으로 꼽혔다.


삼성 내야수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내야수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이재현은 지난해 10월 어깨 탈골 수술을 받아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그 사이 김영웅이 치고 나갔다. 김영웅은 지난해까지 2년동안 타율 0.179에 그쳤고, 수비에서도 불안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안타 19개 중 절반에 가까운 9개가 장타(홈런 3개·2루타 6개)였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초반 이재현의 빈 자리를 김영웅으로 메우기로 했다.

김영웅은 믿음에 보답했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299(97타수 29안타), 5홈런 15타점을 올렸다. 힘있는 스윙은 기대대로, 걱정했던 수비는 기대 이상이다. 박진만 감독은 "(20일 대전 한화전) 방망이가 부러지면서도 멀리 날려 2루타를 만들었다"며 흡족해했다. 김영웅도 "(타격에는)자신이 있다"고 했다.

삼성 내야수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내야수 김영웅.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내야수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내야수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이 달리는 사이 이재현도 합류했다. 지난 13일 1군에 올라오자마자 4안타를 치더니 3할대 타율(0.343)을 기록중이다. 9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려냈고, 실책은 아직까지 하나도 없다. 이재현은 "몸 상태는 100%다. 힘든 부분도 없다. 기술적으로 크게 변화를 준 건 아니다. 다만 '되도 않는 공'에 큰 스윙을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원정 숙소 룸메이트이기도 하다. 투닥투닥대면서도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둘의 활약이 이어질수록 삼성도 힘을 받는다. 실제로 이재현이 유격수, 김영웅이 3루수로 나선 9경기에서 삼성은 7승 2패를 거뒀다. 2021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가지못한 삼성으로선 가을 야구가 절실하다. 이재현은 "지는 경기보다 이기는 경기가 많아서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기는 경기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