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할머니댁이나 친척집에 가기 위해 자가용이나 버스를 타기도 하지만, 역에 가서 기차를 타기도 합니다.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그런 경험이 시간이 흐른 뒤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들 하시죠. 그런데 추억이 담긴 기차역이 어느 순간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더 이상 기차가 서지 않아 폐쇄된 기차역을 폐역이라고 합니다. 고속철도가 증가하며 일반 기차가 줄어들고 복선화 전철 사업이 시작되면서 점점 폐역이 생기게 되었는데요. 이전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운영을 안 하는 기차역과 철길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며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2편에 걸쳐 폐역의 변신기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번 추석 연휴와 야외 활동하기 좋은 가을엔 우리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온 폐역을 만나러 가보는 건 어떨까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명소가 되고 있는 폐역 부지의 변신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 노원구 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은 전상윤·권혜원·조현하(왼쪽부터) 학생기자
철도 노선이 옮겨 가거나 사라져서, 이용객이 점점 줄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기차역은 문을 닫게 됩니다. 단선철도를 복선화하고, 굽은 철길을 쭉 펴는 직선화 공사가 진행되고, 새 철길이 개통되면서 기존의 역사와 철길이 이전만큼의 가치를 누리기 어려워진 거죠. 이렇게 폐역·철도 유휴부지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근처에 쓰레기가 쌓이며 주변 풍경을 해치고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우범 지역으로 전락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생기게 됩니다.
미국 뉴욕 중심부 맨해튼에 있는 ‘하이라인파크’는 폐선된 고가철도를 활용해 조성한 공원으로 빽빽한 고층빌딩 사이에서 녹지를 즐길 수 있는 명소죠.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관람객이 이용할 철도의 종착역으로 지어졌다가 1939년 폐쇄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1986년 미술관으로 탈바꿈했죠. 수명을 다한 폐역과 폐철로 등이 재탄생한 성공 사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역사와 선로 폐쇄가 잦아지자 전국 지자체들이 활용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어요. 관광단지·공원·문화공간·산책로·자전거길·편의공간·작은 도서관·박물관·카페 등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행되며 변신에 성공한 폐역사와 철도 유휴부지가 많아지고 있죠.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들어선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변신한 폐역을 만날 수 있어요.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화랑대역은 성동역에서 춘천역까지 연결된 옛 경춘선 노선 중 서울에 자리한 마지막 간이역이었습니다. 화랑대역은 1939년 7월 ‘태릉역’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됐고, 역사 옆에 육군사관학교가 이전해 온 뒤 1958년에 육군사관학교의 별칭인 화랑대로 역명이 바뀌었죠. 과거 육군사관학교 생도를 비롯한 군 병력을 이동시키는 곳으로 평상시에도 휴가를 다녀오는 생도들이 주 이용객이었다고 해요. 2010년 폐역이 된 후 한동안 방치되었다가 2017년 철도공원화 사업을 시작,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명소가 되고 있는 폐역 부지의 변신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 노원구 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은 조현하·권혜원·전상윤(왼쪽부터)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이 옛 경춘선 철로 구간의 낭만은 살리고, ‘기차’를 테마로 한 볼거리·즐길거리가 다양한 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았어요. 공원 입구에서 철길을 따라서 가다 보면 중간쯤 화랑대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운영하던 역사가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죠. 노종오 노원구청 여가도시과 주무관이 화랑대역은 경춘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인해 2010년 12월 21일 폐역이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일이 두 줄이 있고, 하나는 이쪽으로 가고 하나는 반대쪽으로 가죠. 그렇게 두 레일로 기차들이 교차로 운행하는 게 복선화인데 경춘선은 단선이었어요. 한 줄로 왔다가 갔다가 하니 효율이 떨어지죠. 한 대가 끝까지 가야 다음 열차가 갈 수 있거든요. 그러다가 2010년에 경춘선 전철이 복선화되면서 역이 필요 없게 되어 폐쇄됐어요.”
노종오(왼쪽에서 둘째) 노원구청 여가도시과 주무관에게 화랑대 철도공원이 생기기까지 과정을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폐역 후 한동안 방치되었을 때는 쓰레기와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았다고 했죠. 노 주무관이 폐역 후 방치된 화랑대역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잡초도 지저분하게 자라있었죠. 관리할 주체가 없으니까 불량 청소년들이 와서 담배 피우고 술 먹고 싸우는 탈선 장소로도 이용됐어요. “폐선된 경춘선의 월계역부터 별내까지 굉장히 긴 구간을 그대로 두면 아깝잖아요. 2013년 박원순 서울시장 때 경춘선 선로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사업이 진행됐고, 워낙 구간이 길다 보니까 1~3단계로 나눠서 공사했습니다. 노원구에서는 2017년 당시 경춘선숲길 3단계 조성 공사 구간에 옛 화랑대역을 포함해 철도공원화 사업을 시작했어요. 정비를 싹 해서 공원을 깨끗하게 오픈했죠. 처음엔 화랑대역 외에 별다른 시설이 없었지만, 점차 하나씩 설치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화물전용 증기기관차인 미카5-56호는 1967년 디젤기관차가 등장하기 전까지 경부선 철도 구간에서 운행됐다. 열차에 오르면 석탄을 실은 탄수차의 흔적과 옛 사진을 볼 수 있다.
조현하 학생기자가 “폐역을 없애지 않고 보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라고 궁금해했죠. 노 주무관이 “폐역은 나라 재산이라 함부로 개인한테 팔 수도 없고, 개인 용도로 쓰게 만드는 건 공공복리에 어긋나는 것 같아요. 공공재산의 용도를 변경할 때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정책을 결정합니다. 여러 가지 의견을 받아서 최종적으로 보존하고 공원을 만들기로 한 거죠. 또 기존에 있던 시설물을 철거하고 짓는 것도 돈이 들잖아요. 그래서 그대로 살리고 남겨두며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은 것 같아요“라고 답변했죠.
화랑대 철도공원에선 400m 길이의 긴 부지에 전시된 다양한 열차를 볼 수 있다. 이국적인 열차가 많아 사진 촬영 애호가들의 단골 출사지 및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은 장소로 명성이 높다.
권혜원 학생기자는 “화랑대 철도공원을 만들 때 고려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공원이니까 특정 사람들을 위한 게 아니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것에 포인트를 맞춰서 계획했어요. 그래서 옛날 추억을 생각할 수 있는 기차를 가져다 놓고, 화랑대역·레일도 그대로 뒀죠. 또 젊은 친구들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디어 아트, 체험시설들도 하나하나 넣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되었어요.”
화랑대 철도공원 곳곳에는 클래식한 시계탑, 쪼르르 세워진 빨간 우체통 등 포토존이 다양하게 있어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다.
화랑대역 폐역은 2018년에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되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해 화랑대역사관으로 조성됐어요. 보통 옛 역사가 십자형 박공지붕인데 비해 왼쪽은 길고 오른쪽은 짧은 비대칭 삼각형을 강조한 박공지붕이 특징이죠. 역사적 희소성을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300호로 지정되기도 했죠. 역사관에선 역사의 구조와 연대기, 추억이 담긴 사진, 경춘선의 역사를 디지털 화면으로 볼 수 있어요. 바닥에 그려진 옛 경춘선 열차 노선도가 눈에 띄는데요. 1970~80년대 대학생들의 단골 여행지 청평·강촌 등 당시 추억이 깃든 몇 개 역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는 설치물이 노선도 위에 놓여있죠.
행선판·전호등·전호기·개표가위 등 각종 철도용품 등이 전시돼 화랑대역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열차시간표와 벤치 등도 있어 옛 대합실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요. 노 주무관이 "이 벤치에 배우 최우식이 앉아서 의류 CF를 찍었다"고 귀띔하자 소중 학생기자단도 벤치에 앉아 배우처럼 포즈를 취해 봤습니다. 역무실로 들어가면 승차권 매표소, 철제 책상 등을 놓고 옛날 역사에서 쓰던 소품들을 전시해 추억의 열차 공간이 펼쳐지죠. 화랑대역 마지막 역장이었던 권재희 역장이 기증한 정복, 행선판·전호등·전호기·개표가위, 열차 내에서 사용하던 검표가위, 승차권에 날짜를 찍던 일부기 등의 각종 철도용품 등을 전시해 화랑대역의 발자취를 볼 수 있어요. 열차의 기적 소리, 건널목 수신음 소리 등 기차의 다양한 소리도 들을 수 있고, 폐색 구간 내 열차 진입 가부를 신호기로 제어하는 장치인 폐색기도 볼 수 있죠. 폐색장치를 조작하는 멀티미디어로 역장의 역할도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통학이나 통근을 위해 정해진 구간을 일정한 기간 할인 받아 승차할 수 있는 정기 승차권을 비롯한 옛 승차권들도 전시되어 있다.
종이로 만든 승차권의 일종인 에드먼슨식 승차권을 비롯한 옛 승차권들도 전시되어 있다.
대합실과 역무실 사이에 승객에게 철도 승차권을 파는 매표소도 그대로 있었죠. “요즘에는 모바일로 열차 티켓을 많이 구입하는데 옛날에는 다 여기에서 표를 구입했어요.” 전상윤 학생기자가 역무원으로 변신해 티켓 발권을 해주는 장면을 재현해봤죠. 대합실에서 승강장으로 나갈 때 검표하던 역무원의 손에는 늘 개표가위가 들려 있었다고 해요. 개표가위는 승차권을 검사하고 그 표시로 일부를 작게 오려내던 도구였죠. 종이로 만든 승차권의 일종인 에드먼슨식 승차권, 통학이나 통근을 위한 정기 승차권 등 옛 승차권들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통일호·무궁화호 열차를 그대로 재현한 곳에는 승무원이 통로를 다니면서 먹거리를 팔던 간이 카트까지 옛 모습 그대로다.
통일호·무궁화호 옛 열차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에선 경춘선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선반 위에 학생 가방과 통기타, 카세트 플레이어가 놓여 있고, 승무원이 통로를 다니면서 사이다와 삶은 달걀 등 먹거리를 팔던 간이 카트까지 옛 모습 그대로죠.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명소가 되고 있는 폐역 부지의 변신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 노원구 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은 전상윤·권혜원·조현하(왼쪽부터) 학생기자
과거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는 70~80년대 교복, 역무원복 의상 대여 서비스도 인기인데요. 역무원복은 아동용도 마련돼 가족 단위로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그만이죠. 소중 학생기자단도 역무원복으로 갈아입고 역무원 체험도 해보고, 화랑대역을 배경으로 추억 사진을 남기며 시간 여행을 떠나봤습니다.
‘기차’를 테마로 한 볼거리·즐길거리가 다양한 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은 전상윤·조현하·권혜원(왼쪽부터) 학생기자가 히로시마 전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역사관 밖 공원에선 400m 길이의 긴 부지에 전시된 다양한 열차를 볼 수 있죠. 1952년 일본에서 도입된 화물전용 증기기관차인 미카5-56호는 1967년 디젤기관차가 등장하기 전까지 경부선 철도 구간에서 운행됐다고 해요. 시속 70㎞, 총 주행거리는 164만2500㎞에 이르죠. 동력장치를 가진 기관차, 석탄을 실은 탄수차에 사람이 타는 객차, 짐을 싣는 화차를 연결해서 운행했어요. 석탄을 때서 보일러의 물을 데워 발생한 증기 압력으로 기차 바퀴를 돌리는 식이었죠. 미카5-56호에 오르니 탄수차의 흔적과 기차의 옛 사진이 전시돼 있었어요. “운행을 멈추고 1975년부터 어린이대공원에 전시되었던 것을 2017년에 이곳으로 옮겨왔죠.”
체코 프라하에서 운행됐던 빨간색의 노면전차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 가득해 시간을 보내기에 손색없고, 당일 반납으로 도서 대출도 가능하다.
일본 히로시마의 시내 노선용으로 운영됐던 노면전차도 기증받아 전시해요. 빨간 의자나 손잡이가 고풍스럽고 곳곳에 일본어가 적혀있는 게 이색적입니다. 운행 당시 장치들도 남아있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이국적인 풍경 덕분에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해요. 체코 프라하에서 운행됐던 빨간색의 노면전차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그림책을 비롯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 가득해 시간을 보내기에 손색없고, 당일 반납으로 도서 대출도 가능합니다. 노면전차의 색깔이 강렬하고 봄이 되면 벚꽃이 만개해 포토 스폿으로도 유명해요.
폐역의 변신을 살펴보기 위해 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다양한 체험시설을 경험하고 우리나라 최초 노면전차 복원품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전시했던 우리나라 최초 노면전차 복원품도 옮겨와 전시 중입니다. 1899년 운행이 시작되면서 고종 황제가 일제에 의해 시해된 명성황후 능으로 갈 때도 이용했다고 해요. 조형물로 만든 기관사도 함께라 보고 있으면 실제로 움직일 것만 같죠.
하얀색 나무 의자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게 인상적인 협궤열차.
맞은편에는 앞머리에 ‘혀기1’ 이름표를 달고 있는 하늘색 협궤열차가 있습니다. 궤도 간격이 762㎜로, 일반열차의 표준궤간인 1435㎜보다 좁은 협궤철도 구간을 운행했던 열차라고 해요. 증기기관차와 객차 2량으로 구성됐으며 1951년부터 1973년까지 수인선(수원~남인천)과 수려선(수원~여주) 구간을 운행했죠. 1976년부터 어린이대공원에 전시됐던 것을 2017년에 지금 자리로 옮겼다고 해요.
협궤열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하얀색 나무 의자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게 인상적이죠. BTS의 RM이 협궤열차 앞에서 찍은 사진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다고 해요. 이렇게 화랑대 철도공원엔 이국적인 열차가 많아 사진 촬영 애호가들의 단골 출사지 및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은 장소로 명성이 높고, 영화나 광고 촬영도 많이 이루어진다고 했죠. 이외에도 공원 곳곳 클래식한 시계탑, 쪼르르 세워진 빨간 우체통 등 다양한 곳에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도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폐역의 변신을 살펴보기 위해 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다양한 체험시설을 경험하고 포토존에서 인생샷도 찍었다.
아름다운 풍경도 빠트릴 수 없습니다. 지금은 열차가 다니지 않는 경춘선 철로가 끝없이 뻗어 나가는 듯 보이는데, 녹슬어 가던 철길이 공원으로 변신한 모습 그 자체가 놀랍죠.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가로수는 숲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 사이로 다양한 기차·조형물 등이 섞여 있고, 다양한 미술품을 전시하는 경춘선숲길갤러리, 화랑대역 철로 맞은편 목공예 체험장과 아이들을 위한 나무상상놀이터 등도 조성돼 작은 테마파크 같은 느낌을 주죠. “여긴 밤에 더 멋있어져요. 산책로와 조형물에 불이 들어와서 멋있으니 가족들과 점심을 먹고 느지막하게 4시쯤에 와서 공원 한 바퀴 돌며 관람하고 밤까지 쭉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해가 저물면 오색찬란한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바타 트리’의 조명은 서서히 회전하며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해가 저물면, 불빛정원이란 이름으로 공원 입구부터 오색찬란한 조명을 밝힌 빛의 향연이 오후 10시까지 펼쳐집니다. 밤이 되면 여러 테마로 꾸며진 전구들이 시시각각 다양한 색깔을 뿜어내고, 플랫폼에 설치된 기차 모양의 투명 디스플레이인 미디어 트레인에서 화려한 영상이 나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낭만 가득한 밤을 선물하죠.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거대한 나무를 연상케 하는 ‘아바타 트리’에는 40개의 조명장치가 설치돼 서서히 회전하며 색상이 다양하게 변화해 환상적인 느낌을 줍니다.
스위스의 빼어난 자연풍광과 기차마을을 87분의 1로 축소한 디오라마 전시관 ‘노원기차마을’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노 주무관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노원기차마을’도 소개했어요. 스위스의 빼어난 자연풍광과 기차마을을 87분의 1로 축소한 디오라마 전시관으로 2022년 11월에 개관했죠. 총 14개 라인, 전체 410m 길이의 레일에서 18대의 미니어처 기차가 운행되는데, 실물과 똑같이 정교하게 제작되어 스위스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융프라우를 오르는 산악열차를 시작으로 몽블랑 지역의 빙하특급열차, 제네바 협곡열차가 분주하게 움직이죠. 카펠교,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배경마을 ‘마이언 펠트’ 등 볼거리가 가득하고, 명소들 사이 기차와 자동차, 자전거 등을 버튼으로 직접 움직여볼 수도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도 동작 단추를 누르고,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찾아보느라 정신없었습니다.
주문한 음료를 미니어처 기차가 싣고 앉은 자리까지 배달해주는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 주말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이색 카페로 유명한 ‘기차가 있는 풍경’. 공원 콘셉트에 맞게 미니어처 기차가 진열되고, 중앙에 모형 우주왕복선과 미니 기차, 슈퍼히어로 피규어 등이 한데 어우러진 대형 디오라마가 설치되어 20분마다 트릭아트가 그려진 천장으로 우주왕복선이 솟아오르죠. 가족과 함께 온 어린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눈을 떼지 못하는 곳이에요. 이곳에서는 우선 1층에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주문할 때 좌석 번호를 이야기하면 주문한 음료를 미니어처 기차가 싣고 앉은 자리까지 배달해주죠. 도착 직전 ‘삑!’ 기적이 울리고, 잠시 정차했던 기차에서 음료를 꺼내면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소중 학생기자단도 음료를 꺼내느라 사진을 찍느라 바빴죠. 1층 기차가 배달해주는 좌석은 인기가 많아 주말에는 예약해야 해요. 3층 옥상에 오르면 선로 위의 옛 기차들, 플랫폼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어 이곳을 방문할 때 한번쯤 들릴만한 곳이죠.
화랑대 철도공원엔 이국적인 열차가 많아 사진 촬영 애호가들의 단골 출사지 및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은 장소로 명성이 높다.
상윤 학생기자가 “앞으로 화랑대 철도공원의 계획이나 새롭게 생길 콘텐트들이 있을까요"라고 물었어요. ”노원기차마을 1관인 스위스관에 이어 2관 이탈리아관을 내년에 개관할 예정이에요. 또 오리엔탈 익스프레스라고 열차를 하나 더 들여와서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안에서 라면 같은 간단한 스낵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죠.“ 화랑대 철도공원은 기능을 상실한 폐역과 철도 공간이 새로운 여가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을 잘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개장 이래 변신을 거듭하며 다양한 시설과 새로운 콘텐트를 계속해서 선보이는 화랑대 철도공원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어요.
동행취재=
권혜원(서울 당서초 6)·
전상윤(경기도 낙생초 4)·
조현하(서울 성내초 5) 학생기자
「 처음 폐역 취재 소식을 들었을 때, 서울에 폐역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어요. 게다가 무섭고 으스스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알고 보니 화랑대역이 새롭게 바뀌어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더라고요.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옛 기차들을 보고 특히 기차 내부에 들어갔을 때는 과거로 돌아가 여행을 떠나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어요. 역을 개조해 만든 화랑대 역사관에서는 실제 사용되었던 물건들, 관련 영상, 그리고 당시의 의복들을 볼 수 있어 그 시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죠. 화랑대 철도공원 모든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옛 추억에 잠기는 동시에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소중 친구 여러분도 화랑대 철도공원에 방문해 산책도 하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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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원(서울 당서초 6) 학생기자
폐역은 마치 유령이 나올 것만 같았는데, 취재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변했길래 명소라는 표현이 붙은 건지 가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 도착하면서 보게 된 화랑대역사, 기차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됐죠. 노원기차마을에선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디오라마를 볼 수 있는데, 얼마나 디테일하고 귀여운지 산 중턱에 풀 뜯고 있는 소들과 사람 모형이 들어가 움직이는 곤돌라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기차가 음료를 배달해 주는 카페도 인상적이었죠. 폐역과 폐철도를 활용한 곳이 어떻게 변했는지 볼 수 있었고, 여러 볼거리로 유익한 취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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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윤(경기도 낙생초 4) 학생기자
화랑대 철도공원은 옛날 화랑대역을 활용한 역사관, 트램 도서관, 카페와 여러 종류의 기차 등 정말 볼거리가 많고 재미있는 곳이었습니다. 공원이 깨끗하게 관리돼 예전에 폐허 상태로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또 볼거리도 많고 밤에는 조명이 켜져서 낮과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고 해서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폐역을 더 잘 즐기고 싶다면 가기 전 옛날의 모습을 찾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해요. 옛날의 모습은 어땠고, 폐역이 되고 나서 어떤 모습이었고, 지금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과정을 비교하며 본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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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하(서울 성내초 5) 학생기자
」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노원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