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 33분께 체포영장이 집행되자 곧바로 대통령 경호처 차를 타고 공수처 청사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출발 20분가량 지난 오전 10시 53분께정부과천종합청사 뒤쪽 출입구의 가림막 시설 앞에 주차했다.
당초 윤 대통령이 공수처 정문에서 내릴 것으로 추정됐지만, 검은색 경호 차량 7대와 흰색 미니 버스 2대는 곧바로 후문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 차량은 공수처 후문에 설치된 불투명한 가림막 안으로 들어가 멈춰 섰고, 이내 청사 내로 들어서는 윤 대통령의 옆모습이 짧은 시간 노출됐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모습은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다만 뒤편에서 찍힌 윤 대통령이 계단을 올라갈 때 얼굴 옆모습과 뒷모습 일부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을 따라 오전 9시께부터 현장에 나와 있던 경호처 직원들도 공수처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함께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수처에 선임계를 냈던 윤갑근 변호사 등도 조사 입회를 위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전에 녹화한 영상 메시지를 체포영장 집행 이후 공개하는 방식으로 자신에 대한 수사와 공수처 체포에 관한 입장 등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영상에서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면서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조사는 공수처 청사 3층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이뤄진다. 조사실은 일반 검사실과 비슷한 크기로 조사가 길어질 것에 대비해 소파와 테이블 등이 있는 별도 휴식 공간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검사가 조사를 맡았다. 윤 대통령 측에서는 공수처에 선임계를 냈던 윤갑근 변호사 등이 조사에 입회했다. 이 차장은 윤 대통령을 상대로 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지에 적힌 내용을 캐물을 전망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조사에 앞서 윤 대통령과 오동운 공수처장 간 차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공수처는 “티타임은 없었다”고 전했다.
조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질 때까지 서울구치소의 구인 피의자 거실에 구금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사가 길어질 경우 서울구치소로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영장심사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는 이날 체포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후인 17일 오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체포 시점은 이날 오전 10시 33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