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0일부터 지류형(실물종이) 온누리상품권 특별 할인율을 기존 5%에서 10%로 두 배 올렸다. 모바일과 카드형 상품권도 기존 10%에서 1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모바일·카드형은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충전되지만, 전통시장을 주방문객인 중장년층은 익숙한 지류형을 선호한다.
상품권 구입은 전국 16개 은행 전 지점에서 수량이 소진될 때까지 가능하다. 판매 첫날부터 은행마다 개점 시각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이 이어졌다. 울산 중구에 사는 한 소비자는 "오전 7시 반에 갔는데도 10번째 순서였다. 5번 구매자 이후부터 매진됐다고 하더라. 아침부터 오래 줄 섰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은행 5군데 지점을 돌았는데 결국 실패했다"거나 "재고 파악을 위해 전화를 몇십 통 돌렸는데 상품권이 없었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이 때문에 개인별 구매 한도인 200만원을 낮춰 여러 사람에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주부는 "정부 예산으로 하는 사업인데 소수만 혜택을 보는 상황이 아쉽다"고 했다. 상품권 구매에 성공한 60대 남성은 "요즘 어디 가서 장년층이 20만원을 벌겠나. 200만원을 꽉 채워서 샀다"며 "지팡이를 짚거나 전동차 타고 나온 분 등 동네 어르신들 다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시작된 1차 판매때 지류형은 한 시간도 안 돼 바닥났고, 모바일·카드형도 사흘 만에 다 팔렸다. 이에 정부는 1차 예산 4000억원어치에서 이번 2차 판매는 1조원어치를 준비했다.
사용처가 늘어난 것도 인기 요인이다. 그간 가맹제한 업종이었던 태권도, 요가, 필라테스 등 스포츠 학원, 피아노 등 악기교습학원, 의원·한의원·치과, 동물병원, 노래연습장에서도 이제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
상품권 깡을 포함한 부정유통 사례는 풀어야 할 숙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부정유통은 2019년 1억 800만원, 2020년 20억 7800만원, 2022년 376억 1100만원, 2023년 141억 3600만원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유통경로 추적이 쉬운 모바일 상품권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