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진료를 계속하는 병원이 있다. 추석 당일(17일)에도 외래 환자를 받는다. 국내 유일의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 이야기다. 2013년 설립된 우리아이들병원은 서울 구로와 성북 두 곳에 150여개 병상을 갖추고 있다.
5일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진료 등록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병원을 운영하는 정성관(사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12일 “추석 연휴에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와 다른 병원 응급실 의료진 등을 생각해서 진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우리 병원 동료 의사와 간호사·직원 희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소아과 전문의인 정 이사장도 연휴 중 근무한다.
병원 소속 소아청소년 관련 의사 46명 가운데 상당수는 추석 연휴를 반납했다. 350여명에 이르는 간호사 등 다른 직원도 마찬가지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자신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구로와 성북에 있는 우리아이들병원(소아과)과 동대문 린여성병원(산부인과)덕에 소아과와 산부인과 만큼은 추석 연휴 기간 든든한 거점 병원이 확보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소아과 전문의인 그도 이번 추석 연휴 중 근무를 한다. 사진 서울시
실제 우리아이들병원이 연휴에도 진료하기로 한 덕에 인근 종합병원은 부담을 덜게 됐다.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할 소아청소년 환자를 우리아이들병원이 돌 볼 수 있게 돼서다. 정 이사장은 “우리 같은 2차 전문병원이 (명절 같은) 취약시간대에 진료를 해주면 대학병원은 상대적으로 응급ㆍ중증 질환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현재 고대구로병원·이대목동병원·여의도성모병원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물론 의정갈등이 길어지면서 우리아이들병원 의료진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병원 문턱이 높아진 탓에 과거보다 중증 어린이 환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진료 부담이 커졌다고 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든 부모가 믿고 아이를 맡기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