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환경부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에서 판매하는 생활용품과 금속 장신구 등 69개 물품에서 국내 안전성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물질이 검출돼 제품 판매 차단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 대상 제품 558개의 12.4%에 달한다.
환경부는 방향제, 코팅제 등 생활화학제품 143개와 귀걸이·목걸이 등 금속장신구 415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생활화학제품 20개, 금속장신구 49개가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등록평가법‘에 따른 국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람과 반려동물의 호흡기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방향제, 탈취제 등에서는 가습기살균제 문제 성분인 MIT와 CMIT가 많게는 73ppm까지 검출됐다. MIT와 CMIT는 국내에서는 함유 금지 물질로, 미량이라도 검출돼서는 안 된다. 그 밖에 생활화학제품에서 함유 금지 물질인 테트라클로로에틸렌, 염화벤잘코늄류, 납이 다량 검출된 제품도 다수 확인됐다. 한 특수목적코팅제에서는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이 2만 8082ppm이 검출되기도 했다.
함량제한물질을 초과한 제품도 다수다. 한 접착제는 톨루엔이 기준치(1000ppm 이하)의 241배 넘는 24만1949ppm이 검출됐다. 폼알데히드 기준치(12ppm)를 2.5배 초과한 탈취제도 판매 금지 품목으로 적발됐다.
카드뮴 반지, 납 목걸이도 확인
중국 직구 사이트들은 저가 공세를 펼치며 급속히 몸집을 불렸다. 현재 800만 명이 넘는 국내 소비자가 중국 직구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직장인 송모(27)씨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물건과 똑같아 보이는 제품이 도매가 수준의 가격으로 나와 있어서 처음에 많이 놀랐고 직구로 사지 않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라 자주 애용한다”고 말했다.
중국 직구 제품의 안전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만 최대 120만 개(한국무역협회 추산) 수준이다. 금속 장신구 조사를 맡고 있는 환경부 관계자는 “매달 100개가량의 제품을 직접 구입해 일일이 성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직구는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래로 KC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고 국내 제조·수입업자가 중국에서 구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KC인증을 받지 않으면 유통할 수 없다”라며 “국내에서 파는 제품과 직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디자인이 같더라도 국내서 판매되는 제품보다 안전성이 떨어지는 제품일 수 있다”고 했다.
환경부는 안전성 조사 과정에서 국내 안전기준 부적합 제품이 확인되는 대로 관련 제품의 정보를 초록누리(ecolife.me.go.kr)와 소비자24(consumer.go.kr)에 등록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