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문체부가 적발해 삭제한 해외 불법 유통 인터넷 사이트는 20만 9033건에 달했다. 이 중 중국어로 제작된 URL 건수가 6만9793건으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어(4만7004건), 인도네시아어(3만6847건), 영어(3만5883건) 등이 그다음을 차지했다. 삭제된 해외 불법유통 사이트는 2020년 8만3722건→ 15만3152건(2021년)→ 18만4025건(2022년)으로 증가 추세다.
국내 사이트를 통한 불법 유통 문제도 심각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웹 이용자가 자신이 보는 영화 콘텐츠 중 4분의 1은 불법 복제물로 소비한다(24.5%)고 답했다. 게임(23.9%), 방송(21.5%), 웹툰(20.5%) 등에 비용을 내지 않고 소비한다고 답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국내 사이트에서 올해 8월 기준 불법 복제 1위 리스트를 차지한 콘텐츠는 ‘삼식이 삼촌’이었다. 야한 사진관(2위) 지배종(3위) 로얄로더(4위) 지구 마블세계여행 2(5위) 등이 그다음이었다. 지난해에는 ‘뽀롱뽀롱 뽀로로’가, 2022년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가장 많이 불법 유통됐고, 2021년에는 뽕숭아 학당, 2020년에는 유퀴즈 온 더 블록이 불법 유통 콘텐츠 1순위를 차지했다.
영화 분야에서는 올해 8월 기준 곡성이 가장 많이 불법 유통됐다. 서울의 봄, 마녀, 브이아이피,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23년에는 길복순, 2022년에는 해적:도깨비 깃발, 2021년에는 승리호, 2020년에는 사냥의 시간이 불법 복제된 영화 1위였다.
문체부는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2008년 저작권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문체부 특사경의 위반 사범 형사입건 수는 1592명(2019)→763명(2020)→718명(2021)→472명(2022)→454명(2023)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문체부가 지난 6월 ‘콘텐츠 관광 분야 수출 활성화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K-콘텐츠 수출 규모를 250억 달러로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불법 유통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 의원은 “K-콘텐츠의 불법 유통이 매년 늘어가는데 피해 규모나 금액조차 특정을 못 해 처벌도 어려운 상태”라며 “문체부가 K-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국제 공조 활동과 국내 불법유통 단속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