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전시회 산업이 대규모 폐기물을 늘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기업들은 전시회에서 나온 폐자재로 굿즈를 만들거나 다음 전시에 재활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전시를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에서 나온 폐자재를 베를린의 장애인단체(LWB)에 보내 독서 받침대·책 지지대와 같은 굿즈로 업사이클링한다고 4일 밝혔다. LWB는 베를린에 위치한 장애인 600여 명의 직업 훈련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또 전시에 사용한 가구나 소품 역시 LWB를 통해 세탁·리폼 과정을 거쳐 지역 중고거래 마켓이나 소외계층 주거 개선 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소품 일부는 내년 IFA 등 다음 전시에서도 사용한다.
지속가능성 전시 컨설팅 업체 ‘미트그린’의 연구에 따르면, 통상 방문객 1000명이 찾는 3일간의 대형 전시에서 5톤(t)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그중 50% 이상이 일회성으로 사용된 후 바로 폐기된다. 다양한 국제 전시에 참여하는 LG전자는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전시 기획 단계부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역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LG전자 관계자 “지속가능이라는 가치가 전시가 끝난 뒤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라며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이라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2022년 신환경 전략을 발표했던 삼성전자는 기후 행동과 자원순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제품과 전시에서 재활용 소재 활용을 늘리고 있다. 사내에 순환경제연구소를 설립해 재활용 소재 개발과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r-ABS, r-PP를 삼성전자 CES 등 국제 전시장의 벽면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한 번 사용했던 벽면은 처분하지 않고 향후 전시에서도 재사용한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순환경제연구소에서 임직원 대상 플라스틱 병뚜껑 모으기 캠페인을 열고, 여기서 수거한 병뚜껑을 재활용해 전시장 내 가구와 집기를 제작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신환경 전략에 따라 국제 전시회도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