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5세에 데뷔한 막내 공민지(30)가 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투애니원(2NE1) 데뷔 15주년 콘서트 ‘2024 투애니원 콘서트 [웰컴 백] 인 서울’에서 팬들에게 전한 감사의 말이다. 약 10년 6개월 만에 열린 콘서트는 당초 1회로 예정했으나, 팬들의 성원 때문에 회차를 늘려 4~6일 총 3회차로 개최됐다. 티켓은 시야 제한석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 총 1만2000여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인천에 사는 강정은(30) 씨는 “2016년 11월 투애니원 해체 발표한 그 슬픈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재결합 공연을 한다고 해서 방 구석에 뒀던 응원봉을 꺼내왔는데 녹슬어 있더라.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투애니원과 박봄을 다시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컴백홈
박봄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멤버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팬 분들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공민지는 “투어를 준비하면서 예전에 함께 했던 스태프 분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10년만의 콘서트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언니들 정말 사랑하고 팬 분들이 곁에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며 멤버들을 끌어안았다.
멤버들은 투애니원의 강점인 ‘수많은 히트곡을 라이브 퍼포먼스로 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지난 7월부터 공연을 준비해 왔다. 세트리스트, 편곡, 무대 구성, 안무, 의상 등 공연 전반에 참여했다. 씨엘은 “시간이 지나고 익어가면서 우리의 음악이 더욱 진하게 녹아들고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투애니원이 이런 아티스트였구나’ 새롭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콘서트의 취지를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15주년을 기념하고 싶다는 멤버들의 의지와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2022년 리더 씨엘의 주도로 미국의 유명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에서 깜짝 재결합 무대를 보여준 바 있었는데, 이번엔 전 소속사인 YG까지 합을 맞췄다. 준비 과정부터 함께한 양현석 프로듀서는 관객석에서 공연을 즐겼다.
축하 파티 제대로
‘내가 제일 잘 나가’, ‘어글리’ 에선 열기가 절정에 달했다. 2층 관객들까지 모두 일어나 점프하며 무대를 즐겼다. 앙코르는 히트곡 메들리로 엮어 ‘크러쉬’, ‘아이 돈 케어’, ‘어글리’, ‘고 어웨이’, ‘캔트 노바디’까지 팬과 함께 떼창했다. 공민지는 “감정적인 성격이 아닌데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시는 팬들이 있음에 엉엉 울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투애니원 재결합을 보러 해외에서도 많은 팬들이 방문했다. 중국 심천에서 온 크리어스(32) 씨는 투애니원의 카드 모양 응원봉을 흔들며 “데뷔 때부터 팬이다. 3회 공연을 모두 관람했는데 매번 ‘어글리’ 무대에서 눈물이 났다. 블랙잭이 곁에 있다고 외치는 부분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퍼렐, 지드래곤, 아이유, 트와이스, 지코, 아이브 등 선후배 가수들은 축전으로 응원했다. 공연장에는 세븐, 거미, 대성, 지드래곤, 위너 등 YG 식구들 뿐만 아니라 윤도현, 선우정아, 씨엔블루 정용화, 에스파 윈터, 뉴진스 등이 다녀갔다. 공연 게스트로는 YG 후배그룹 베이비몬스터가 무대에 섰다.
공연 말미 산다라박은 “7월 연습을 시작할 때는 언제 공연 날이 오나 힘들게 기다렸는데, 벌써 서울 공연이 끝났다. 네 멤버가 모여 기쁘다”고 눈물을 보였다. 씨엘은 “멈춰있는 그룹이었는데 여러분 덕분에 뭉쳤다. 15주년 콘서트를 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투애니원 첫 콘서트를 이 자리에서 했는데 같은 자리에서 뭉치게 돼 의미가 깊다. 너무 행복하다”며 앙코르 콘서트도 예고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투애니원은 아시아 투어로 열기를 이어간다. 11월 16일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23일), 일본 고베(29~30일, 12월 1일), 도쿄(12월 13~15일) 등 9개 도시에서 해외 팬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