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고수온에 제주 연산호 폐사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10일 지난 여름철(8∼9월)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을 기록한 이슈리포트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부드러운 산호라는 뜻의 연산호(soft coral·바다맨드라미류) 피해가 심각했다. 서귀포 범섬과 문섬, 섶섬과 송악산 해역에서 주로 서식 중인 분홍바다맨드라미와 큰수지맨드라미·밤수지맨드라미·자색수지맨드라미·검붉은수지맨드라미·가시수지맨드라미 등 연산호류가 녹아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산호 군체가 축 처지거나 부서져 내리는 녹아내림 현상이 뚜렷했다. 수심 10m가 안 되는 해수면 가까운 곳의 피해가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돌산호류도 하얗게 골격만 남아
서귀포시 문섬 꽃동산과 한개창, 서건도 수중 동굴에선 큰산호말미잘 개체에서 백화현상이 나타났다. 이 외에도 띠녹색열말미잘과융단열말미잘의 백화현상도 확인됐다.
해조류 피해도 이어져
제주산호의 폐사 원인으로는 제주바다 수온이 상승이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제주바다의 평균 수온은 27.8도였다. 2020년 25도와 비교해 2.8도 올랐다. 실제 올해 제주 연안에는 지난해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됐다. 지난 7월 24일부터 10월 2일 오후 2시까지 71일간 고수온 특보가 이어졌다. 지난해 55일보다 16일이 길었다. 고수온 특보 중 주의보는 수온이 28도 이상인 경우 내려진다. 경보는 수온이 28도 이상인 날이 3일 연속 이어지면 발효된다. 이와 맞물려 올해 중국 남부지역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양쯔강이 범람하면서 생긴 저염분수가 유입된 점도 제주 해양생태계 변화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바다 고수온 특보 71일간 이어져
한편, 제주바다에는 한국 해역에 서식 중인 산호충류 170여종 중 120여종이 이상이 서식한다. 특히 서귀포 문섬과 범섬 등 제주 남부 해역은 국제적으로도 희귀한 연산호 군락지가 있어 전 세계 수중생태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