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경.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 재구조화에 나선다. 2014년 개관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DDP는 연간 방문객이 1000만명이 넘는 랜드마크로 거듭났지만, 주변 시설이 낙후해 오래 머물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시는 지역 특성과 주변 환경을 고려한 공간 활성화 전략을 짜고 DDP 일대를 재구조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이 담긴 ‘DDP 일대 종합 공간구상’ 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다. 오 시장은 2022년 시장 선거 당시 DDP에 뷰티복합문화공간을 마련하고 동대문 일대를 뷰티 관련 콘텐트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는 뷰티ㆍ패션산업 핵심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재구조화 공간 범위는 DDP를 가운데 놓고 북쪽으로 청계천, 남쪽으로 퇴계로, 서쪽으로 동호로, 동쪽으로 장충단로에 이르는 66만9000㎡에 달한다. 시는 이 일대에서 개발할 수 있는 가용지부터 발굴해 DDP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대문 일대에 공공부지는 많은데 서울시 주도로 개발할 수 있는 부지는 적어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방산동 미국 공병단 부지로 신축ㆍ이전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의 기존 부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 의료원은 2027년 완공 목표로 건축 중이고, 기존 부지는 매각 예정이다. 이 밖에도 DDP 인근 서울경찰청 기동대 부지, 국립중앙의료원 옆 서울시 소유의 훈련원 공원 등이 대표적인 공공부지다. 서울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DDP 건축물과 어울리는 주변 지역 건축 디자인 특화 방안과 산업ㆍ상권 활성화를 위해 숙박시설과 같은 지역 활성화 시설을 도입하는 방안도 살필 예정이다. 또 걷기 좋은 환경과 휴식을 위한 보행녹지공간도 도입할 예정이다.
새벽 영업이 끝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와 밀리오레 주위의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DDP 일대가 뷰티ㆍ패션산업의 핵심거점으로 다시 발돋움하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던 동대문패션타운의 경우 의류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13일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소매상가인 맥스타일과 굿모닝시티의 공실률은 각각 86%, 70%에 달한다. 도매상가인 디자이너 클럽의 공실률도 77%다. 이들 상가는 수천개가 넘는 점포를 쪼개 분양해 재정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DDP에는 1375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을 통해 동대문 일대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파편적으로 들여다봤던 DDP 일대를 종합적으로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