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헬스케어용 '봇핏' 출시 임박했나…로봇 시장 공략 속도

삼성전자의 웨어러블(입는) 로봇 ‘봇핏’이 출시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삼성전자의 제품 판매 웹사이트인 삼성닷컴에 ‘삼성 봇핏 프로’라는 이름의 사용 설명서가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봇핏 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봇핏은 삼성전자의 1호 웨어러블 로봇이다. 2019년 CES(국제가전박람회)에서 처음 고관절에 착용하는 ‘젬스 힙’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고 이후 업데이트를 거쳐 지금의 형태가 됐다. 당초 고령자와 장애인 등을 위한 의료용 로봇으로 알려졌지만 일반인이 폭넓게 쓸 수 있는 헬스케어 로봇 형태로 올 초 B2B(기업간 거래)용으로 먼저 출시됐다. 현재 실버타운과 호텔의 피트니스, 필라테스 센터 등에서 쓰이고 있다. 한 호텔 피트니스 센터는 인터넷 블로그에서 봇핏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입고 걷기만 해도 최대 1.6배 높은 운동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0년 CES에서 관람객에게 웨어러블 로봇을 체험하게 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가 2020년 CES에서 관람객에게 웨어러블 로봇을 체험하게 하고 있다. 뉴스1

 
봇핏 설명서는 만 14세 이상으로 혼자 잘 걸을 수 있는 이들을 대상자로 명시했다. 단독 보행이 어려워 보조자나 보행차·지팡이 등 보조도구가 필요한 경우는 사용을 금지했다. 부스트·아쿠아·자동조절 등 여러 운동 모드를 고를 수 있고, 파워걷기·인터벌 걷기·속도 집중 걷기·자율 걷기 등의 프로그램도 담겨 있다. 핵심 효과로는 체중 관리와 보행 자세 개선, 근력 강화, 기초 체력 향상 등을 내세운다. 봇핏은 특히 스마트폰, 워치 등 기기와 연동해 맞춤형 운동과 심박수 측정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CES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금만 기다리면 B2C(소비자간 거래)도 경험할 것”이라고 밝혀, 연내 출시에 대한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용 출시에 대해 “아직 정해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제품 개발은 완료됐지만 수요와 상품성 등을 고려해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볼리’라는 이름의 가정용 로봇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AI) 집사라고도 불리는 이 제품은 반려로봇 콘셉트로 개발돼 고객을 따라다니며 요구 사항을 수행한다. 삼성전자는 더 나아가 최근 테슬라와 아마존 등 세계 기술 기업이 주목하는 AI 기반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올 CES에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로봇은 제조, 리테일, 홈과 개인 위한 로봇”이라며 “인간과 공존할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비슷한 체형에 AI를 탑재해 여러 환경에서 사람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력 부족 어려움을 겪는 제조·물류 현장의 대안으로 꼽힌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9월 5일 (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에서 볼리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시연하는 '볼리 쇼'를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9월 5일 (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에서 볼리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시연하는 '볼리 쇼'를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도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본부 중심으로 다양한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는 앞서 국내 기업 최초로 2003년 로봇 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자율 주행과 AI 등 로봇 관련 역량을 기반으로 호텔·병원·식당·공항 등 상업 공간과 제조 시설 등 산업 현장에 쓰는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엔젤로보틱스 등 로봇 스타트업에도 자금을 투자하며 기술 고도화에 공 들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 추정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현재 약 250억 달러(약 34조원) 수준에서 2030년 1600억~2600억 달러(약 218조~355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