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악연' 홍준표·유승민, 이번엔 "네가 레밍" 논쟁…무슨 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박정희 동상 제막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박정희 동상 제막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혼돈의 여권에서 때 아닌  ‘레밍(나그네쥐)’ 논쟁이 불붙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간 맞대결이다. 

포문은 홍 시장이 먼저 열었다. 그는 지난 12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에 동조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일부 의원 등을 싸잡아 레밍에 빗댔다. 인터뷰 시점은 국회 탄핵 표결 이틀 전이었다. 홍 시장은 ‘빠르면 주말(14일) 탄핵 될 수 있을 텐데’란 질문에 “탄핵 될 거다. 지금 한동훈과 레밍들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잖으냐”라며 “탄핵 되면,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은 당을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인터뷰가 최근 보도되자 이번엔 유 전 의원이 ‘레밍 1호는 홍 시장’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23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대구시장하시는 분이 레밍이라고 하던데, (탄핵에 반대한) 그것이 레밍이고 그분이 레밍 1호”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잘못을 감싸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생각 등이 바뀌지 않으면, 당이 완전히 암흑기로 들어갈 거라면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사는 레밍은 번식력이 상당하다. 개체 수가 급속히 늘어난 상태서 우두머리를 줄줄이 따라가다 집단 폐사하는 경우가 있다.  

모두 정치기반이 대구인 두 사람 사이 갈등의 골은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장미대선 때다. 보수진영의 후보단일화 요구가 컸지만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였던 홍 시장과 바른정당 후보였던 유 전 의원은 계속 삐걱거리다 각자 나섰다.

2011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7·4 전당대회에서 홍 시장은 당 대표로, 유 전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하지만 친이명박계 대표주자였던 홍 시장과 친박근혜계를 대표했던 유 전 의원은 당 쇄신안을 놓고 건건이 날 선 대립을 보였다. 급기야 ‘홍 대표 체제’를 뒤흔들었다. 대표인 홍 시장은 사퇴를 거부하며 버텼으나, 유 전 의원을 필두로 한 최고위원들이 줄사퇴하면서 결국 홍 시장은 취임 4개월 만에 대표직을 내려놔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