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강 하구에 있는 강화도 더리미포구. 이곳에서 25년째 새우를 잡아 온 김진남(44)씨는 오전 밀물 때가 되자 물속에 쳐 놓은 그물을 걷었다. 그는 김장철을 앞둔 요즘이 가장 바쁜 때라고 했다.
지금은 중하새우가 제철이라 한창 많이 잡혀요. 생새우 상태로 김장에 들어가는데 여기까지 와서 사가는 분들이 많아요.
조업보다 쓰레기 분류 더 걸려…올해만 마대 2300개 수거
문제는 강줄기를 따라 이동하다가 그물에 걸리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다. 과거에는 어민들도 쓰레기양이 많지 않아 수작업으로 분류했는데, 점점 그물에 걸리는 양이 많아지면서 조업보다 쓰레기를 골라내는 데 3~4배 시간을 더 써야 했다. 이에 어민들은 배에 선풍기를 설치하거나 천만 원이 넘는 자동 선별 기계까지 샀다.
이렇게 인양된 쓰레기는 강화군에서 수매해 처리한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어민들로부터 수매한 쓰레기양은 마대자루(60ℓ)로 2300개에 달한다. 강화 새우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쉬쉬하던 어민들 사이에서도 요즘에는 한강 쓰레기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씨는 “쓰레기가 많을 때는 한 달에 마대자루로 수십 개씩 나오다 보니, 재활용 선별장에서 쓰는 플라스틱 자동 선별 기계를 사서 쓰고 있다”며 “정부에서 강을 따라 떠내려오는 거라도 차단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눈에 안 보이는 수중 따라 쓰레기 흘러”
부피당 플라스틱 쓰레기 개수는 한강 중층이 표층이나 저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물속에서 많은 양의 비닐 쓰레기가 한강 하구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오래된 포장재 비닐이나 마대자루 섬유가 발견된 사실에 주목했다. 이를 토대로 과거 마대자루에 보관된 비닐 쓰레기가 한강 주변에 불법 투기된 뒤 하구나 연안 어딘가에 대규모로 축적돼 있으며, 이 쓰레기 일부가 물살을 따라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강 하구가 강과 바다의 경계에 있다 보니 쓰레기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 하천의 폐기물은 환경부가 관리하지만, 해양 폐기물은 해양수산부가 맡고 있다.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는 “해양 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강을 통해 유입되는 육상쓰레기가 기여하고 있다”며 “한번 바다로 흘러간 쓰레기는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하천에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의 유입을 철저하게 막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