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출신 골볼 국가대표 김희진 "KS 애국가 제창 영광"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애국가를 제창한 김희진. 뉴스1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애국가를 제창한 김희진. 뉴스1

뮤지컬 배우 출신 골볼 국가대표 김희진(30)이 한국시리즈에서 애국가를 제창했다.

김희진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골볼은 패럴림픽 정식종목인 골볼은 시각장애인 스포츠다. 배구 코트와 같은 크기(가로 18m, 세로 9m)의 경기장에서 무게 1.25㎏의 공을 손으로 던지고 굴려, 상대 골대(폭 9m, 높이 1.3m)에 넣는다. 수비시엔 3명의 선수가 공 안의 방울 소리만 듣고 몸을 날려 막는다.

김희진은 골볼 선수이지만 또 하나의 직업을 가졌다. 바로 뮤지컬 배우다. 학창 시절부터 노래를 좋아했던 그는 시각장애인 최초로 뮤지컬에 출연했다. 비장애인 극단에 들어가 활동하고, 방송에서 노래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1일(한국시간)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 골볼 조별리그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김희진.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1일(한국시간)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 골볼 조별리그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김희진.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김희진은 '긴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관중들이 안 보인다"고 웃으면서 "그래도 많은 사람의 기운이 느껴진다. 골볼은 실내 스포츠인데 야외 경기장에 오니까 색다른 기분이다. 스케일이 커서 긴장했다. 공연할 때도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여자 골볼 대표팀 주장 김희진은 지난 9월 끝난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한국이 패럴림픽에 나선 건 무려 28년 만이었다. 하지만 다녀온 뒤에도 쉴 시간이 없었다. 김희진은 "국내 일정이 많았다. 골볼 리그가 진행됐고, 전국장애인체전(10월 25~30일·경상남도)이 개막해 바로 가야 한다 제대로 쉬진 못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희진은 골볼과 장애인 스포츠를 알리기 위해 흔쾌히 애국가 제창을 맡았다. 그는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시리즈란 큰 무대에서 패럴림픽과 골볼을 알릴 수 있는 기회여서 수락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야구장은 처음 왔다"고 말한 그는 "KIA 타이거즈와 김도영 선수를 좋아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김희진의 별명이 '미친 개'인데, 김도영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미친 개처럼 뛰어다니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여자 골볼 대표팀 주장 김희진.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여자 골볼 대표팀 주장 김희진.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아쉽게도 대표팀은 목표로 했던 4강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프랑스를 꺾고 7위에 올랐다. 김희진은 "사실 아쉬움만 가득하다. 하지만 다시 한다고 해도 그만큼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2028년 LA 패럴림픽이 있으니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