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에서 모두 이겼다. 이틀 전 시작됐다가 비로 밀린 1차전에서 5-1로 이겼고, 2차전에선 1회 말에만 5점을 몰아치며 삼성을 8-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KIA는 해태 시절 9차례 우승을 포함해 통산 12번째 정상 등극까지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과 2차전을 연달아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90%(20회 중 18회)다. 역대 두 차례 예외 사례는 2007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와 2013년 삼성으로 모두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한국시리즈 3차전과 4차전은 25일과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예기치 않은 가을비로 곤욕을 치렀다. 먼저 21일 1차전 도중 많은 비가 내리면서 1-0으로 앞선 삼성의 6회 공격 도중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다음날인 22일에도 그라운드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1~2차전이 모두 연기됐다.
달아날 기회를 놓친 삼성은 7회 수비에서 자멸했다. 볼넷과 안타, 희생번트 등으로 몰린 2사 2, 3루 위기에서 삼성 임창민이 연거푸 폭투를 범해 2실점했다. 먼저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포크볼은 포수 강민호가 몸을 던져봤지만, 공이 일찌감치 바운드되면서 뒤로 빠졌다. 뒤이어 소크라테스 브리토 타석에서도 직구가 바닥으로 향해 강민호가 막지 못했다.
연속 실점은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허무하게 역전당한 삼성 벤치 분위기는 이날 영상 10도 아래의 쌀쌀한 날씨처럼 일순간 가라앉았다. 반면 KIA는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리드를 4-1로 벌렸고, 8회 2사 1루에선 김태군이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1차전을 5-1로 잡았다.
한국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2차전에서도 KIA 타선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KIA는 1회 무사 2, 3루에서 김도영이 2루수 땅볼을 기록해 1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최형우의 중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4연속 안타가 나와 4점을 더하면서 5-0으로 앞서갔다. 2회에는 김도영이 우월 솔로홈런을 때려내 6-0으로 달아났다.
이 사이 KIA 마운드는 양현종이 책임졌다. 5와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 겸 데일리 MVP가 됐다. KIA는 양현종이 내려간 뒤 이준영·장현식·곽도규·정해영이 남은 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8-3 승리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