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형준 부산시장은 왜 '강남 지배사회'를 저격했나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저성장·저출산·양극화 극복할 국가적 구조 개혁”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민주당 결국 찬성할 것, ‘특별법’도 국회 여야 협치 1호 법안”
“‘노인과 바다?’ 세계적 휴양도시 역발상으로 접근,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만 돌파”
박형준 부산시장은 어느 때보다 강한 톤으로 ‘강남 감각 지배사회’를 저격했다. 놀랍게도 박 시장은 이런 견해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대담에서도 펼쳤다. 당시 박 시장의 강연 제목은 ‘지속 가능 대한민국을 위한 최후의 보루, 부산’이었다. “강남은 한국적 엘리트주의의 상징”이라며 “이들이 수도권 내에서 강남의 생활양식과 의식을 공유하며 사회를 수직적으로 왜곡해왔다”며 서울 일극주의와 한국사회의 양극화 심화를 직격한 것이다. 그 결과 수도권의 대기업 집중, 부동산 폭등, 교육 불평등 확대, 청년층의 묻지마 인서울 현상 등이 나타났다는 시각이다.
평소의 온건한 이미지와 달리 이 이슈에 관해선 유독 박 시장은 결연하게 이슈 파이터를 자처하고 있었다. 10월 2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앞두고 부산시 공보 직원들은 자칫 갈라치기로 왜곡될 수 있다며 걱정했지만, 정작 박 시장은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비판이 업인 언론과 달리 정치인은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박 시장이 꺼낸 솔루션은 ‘공진(共進)국가’다. “강력한 분권 혁신을 중점 과제로 삼아 수평적 협업의 질서로 바꿔야 한다”는 개념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 방편이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부산 시민은 박 시장을 역대 부산시장 최고 득표율(66.36%)로 연임시켰다. 2022년 지자체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구청장·군수 16석, 지역구 시의원 42석 전석을 휩쓸었다. 2024년 4월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패했지만 부산에서만큼은 18개 지역구 중 17석을 차지했다. 박 시장이 추진하는 방향과 속도에 민심이 지지를 표명했다는 확고한 증거다.
이제 관건은 부산 밖의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을 향해 ‘왜 부산부터’라는 의문에 답할 차례다. 오랜 조율 끝에 인터뷰가 성사된 배경이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이 서울 강남을 겨냥했다.
“문제의식을 강하게 갖지 않으면 해법이 잘 안 나올 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처한 구조적 문제인 혁신과 성장의 한계, 초(超)저출산, 격차사회 확대의 뿌리에 수도권 일극체제가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들 대부분은 강남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감각 세계가 그것을 넘어서기 굉장히 어렵다. 진단이나 인식이 약하니 처방의 강도도 매우 약하다.”
“영·호남, 경쟁이 아니라 함께 수도권 일극주의 극복해야”
“한국은행도 서울에 있고,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강남권에 있을 텐데 거기서의 분석 결과도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남 절대 우위 대학 입학 제도로는 수직적 질서가 해소되지 않고, 사회 통합도 어렵다. 지금 지방에서도 조금 산다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서울에 보내거나 방학에 대치동 사교육이라도 시킨다. 구부러진 막대를 바로잡으려면, 역으로 (지방에) 상당한 특혜를 주지 않으면 해소가 어렵다.”
그 축이 왜 부산이어야 하는가?
“그냥 떡을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확실한 혁신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서울과 떨어져 있으며 혁신 거점이 되기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 부산이다. 그래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위한 입법,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강남 지역구 의원들이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겠다.
“수도권 의원들은 (지방의 문제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제’로 보는 힘이 굉장히 약하다. 자기 지역구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제의식은 있어도 대한민국을 구조적으로 보면서 일극체제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국민의힘, 민주당 의원은 별로 없다. 양당이 어떤 면에선 ‘수도권 정당’이 돼버렸다. 영·호남 간에 싸울 일이 아니라 함께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는 것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를 보면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수도권 의원들이 구성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국민의힘 지역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만 해도 민주당의 반대 기류로 생각보다 속도가 안 붙는 듯하다. 심지어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산업은행이 서울에 남기를 원하는 발언을 한 적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이니까 서울에 있는 기관이 바깥으로 나가는 것에 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오 시장은 단순히 서울시장이 아니고, 대한민국 국가경영을 꿈꾸는 사람이니까 인식 수준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산업은행 이전은 정부 차원에서 실행 중이다. 서울본부 기관이 부분적으로 이전하는 과정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있는 산업은행 기능을 하나도 남김없이 보낸다고 생각하는데 아니다. 서울에 남아야 할 부분은 남기고 이전한다. 산업은행이 부산에서 남부권 경제를 되살리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2024년 6월 부산 문현금융단지를 ‘금융기회발전특구’로 지정했다.”
“부산의 ‘특별법’, 다른 법안과 묶는 거래 대상 되면 곤란”
“민주당은 그저 공공기관 하나 옮기는 것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 약간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민주당도 끝까지 반대는 못 하리라고 본다. 지역 주민들의 염원이 굉장히 큰 것이기에 지난 총선에서 (산업은행 이전에 미온적 태도가) 민주당의 부산 선거에 굉장한 악재가 됐다. 다음 지방선거든 대선이든 부·울·경이 중요해질 터인데, 정치적으로 민주당이 (이전 찬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부산시의 서명 운동이 138만 명을 돌파했다. 이제 관건은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이다.
“지난해부터 대통령실을 비롯해서 정부와 긴밀히 협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기도 해서 작년 2월에 (협의가) 다 끝났다. 정부와는 이견이 없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회도 민주당이 한 번도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 적 없다. 다만 일이라는 것은 속도가 중요하다. 행여 다른 법안들과 묶어서 도와주지 않고 결과적으로 발목을 잡는 방식으로 가게 되면 부산 시민들이 크게 실망할 것이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입법화되면 구체적으로 부산에 어떤 실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부산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해 여야 협치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재발의된 특별법이 통과되면, 부산 전역에 획기적인 규제 혁신과 특례가 보장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싱가포르의 경우, 허브도시 육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일관된 정책으로 지난 20년간 1인당 GDP(2023년 8만2808달러)가 약 2.4배 증가했다. 부산도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주거·교육·문화·관광 등에서 도시 활력과 시민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박형준 부산 시정의 3대 축은 금융, 물류, 관광이다. 금융과 물류는 산업은행 이전, 가덕도 신공항 등 확실한 랜드마크가 있는 데 비해 관광에 관한 비전은 상대적으로 많이 듣지 못했다.
“올해 최초로 외국인의 부산 방문만 3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다. 과거처럼 중국, 일본 등 특정 국가에 치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나라들로 확산됐다는 점에서도 특징이 있다. 부산이 문화와 관광 콘텐트를 갖춘 도시로 바뀌었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다. 부산이 ‘미슐랭 도시’, ‘커피 도시’가 됐고, 아르떼 뮤지엄(2024년 7월 개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 미술관으로 꼽힌다. 또 ‘페스티벌 시월’이라고, 영화·공연·콘서트 등 17개의 축제를 이 시기에 묶어서 즐길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부산을 이스탄불(튀르키예), 마르세유(프랑스), 밀워키(미국), 산세바스티안(스페인)과 함께 세계에서 꼭 가봐야 할 해양도시로 뽑았다. 가덕도 신공항이 만들어지면 여기에 날개를 달 수 있다.”
KCC 농구단을 부산에 유치한 뒤 첫해 바로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우승 공약이었던 막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포츠 콘텐트 측면에서 부산의 전략은 무엇인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행복도시’ 정책 가운데 생활체육, 스포츠의 중요성이 크다. 대도시들이 땅이 없어서 필요한 체육시설을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하는데, 부산시는 파크 골프장, 테니스 코트, 체육센터, 수영장을 어떻게든 제공해주는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프로 스포츠는 부산 시민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해준다. 특히 부산은 ‘야구가 종교’라고 할 만큼 좋아하는 데 비해 성적이 아쉽긴 하지만, KCC는 올 시즌도 잘할 것이라 본다. 또 안세영 선수가 소속된 삼성 배드민턴팀이 부산 연고다. 프로축구, 프로배구, 탁구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활성화시켜서 스포츠 산업을 확대하는 것도 우리의 목표다.”
야구 도시인 부산을 위해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구장 리모델링이 결정됐다. 공사 기간 인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이 대체구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1985년 건립된 사직구장 노후화로 선수와 팬들의 이용에 많은 불편이 있었다. 사직구장은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 좌석 2만1000석의 개방형 구장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2024년 1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가 끝났고, 내년에는 예산 편성을 위한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 및 공유재산관리계획 등 사전 행정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부산이 노인 도시?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 전국 1위”
“저출산, 청년 유출, 고령화 세 가지가 다 연결돼 있다. 저출산은 대한민국의 초과밀, 초경쟁, 초스트레스 구조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이 낳으면 잘해준다’가 아니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동기 부여에 초점을 둬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부 서울로 빨아올려서 경쟁시켜 스트레스 받는 환경이면 동물도 새끼를 안 낳을 것이다. 이 문제 해소와 출산 이후 지원 정책의 결합이 필요하다.”
‘노인과 바다’라는 수식어에는 부산의 쇠락이 함축돼 있다.
“노인이 많다고 인구 소멸이라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산은 노인이 살기 좋기 때문에 안 떠나는 것이다. 돈 많은 노인이 더 들어오는 세계적 휴양도시, 은퇴 후 실버도시로 가야 한다. 실버산업은 굉장히 큰 부가가치를 갖기 때문에 전략적 포지셔닝을 할 필요가 있다.”
인구 감소 속도를 완화하기 위해 부산시가 내놓은 출산·육아 장려책이 있다면?
“신혼부부 주거 지원, 난임과 출산 지원금, 다자녀 교육 포인트 지원 등 결혼~임신~출산~양육의 단계별 수요자 중심 맞춤형 지원 정책을 추진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난 아이가 부산에서 자라 부산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기 위해 출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공공 기관이 저녁 8시까지 돌보고 교육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전국 최초의 부산형 통합 늘봄 정책 ‘당신처럼 애지중지’ 사업이 그것이다. 그 결과 2024년 ‘한국 아동 삶의 질’에서 부산은 전국 1위에 올랐다.”
세계인이 살고 싶은 국제적 수준의 정주 환경 구축을 위해선 교육, 의료, 주거, 언어 장벽 등을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한 부산시의 정책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15분 도시’는 도보, 자전거 중심으로 생활·일·상업·의료·교육·여가 등 생활 필수 기능을 15분 안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 모델이다. 교육 측면에선 15분 도시의 앵커 시설인 ‘들락날락’ 확충, 의료 측면에선 찾아가는 건강마을버스와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주거 측면에서는 삼락동·재송동·강동동 등에 직주락 콤팩트 타운 조성 추진, 문화 측면에서는 신노년 공간 하하센터 등 복합문화공간 확충, 그리고 체육 측면에서 유휴부지를 활용한 생활체육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은 EIU가 실시한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에서 2년 연속 아시아 6위에 올랐다. 또 지옌사의 ‘글로벌 스마트지수’ 조사에서는 아시아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국회미래연구원의 ‘시민행복지수 청년 삶의 만족도’에서는 특·광역시 1위,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에서는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북항 제1부두는 한국형 ‘스테이션 F’로 탈바꿈”
“2019년 광역시 최초로 ‘적극행정’ 조례를 제정했다. 적극행정 우수 공무원에게는 타 지자체와 차별화되는 혜택을 부여했다. 이를테면 부산시에서는 2019년부터 총 9명의 특별 승급이 있었고, 선발자 전원에게 특별휴가, 정책연수 가점, 부상금을 지급했다. 그 결과, 올해는 118건이라는 역대 최대 적극행정 사례가 접수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모범 실패사례’ 분야를 신설해 도전적 시도를 장려하고 있다.”
부산시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박형준 시장 코너’의 첫 번째 항목으로 ‘공약&매니페스토’가 배치돼 있더라. 2024년 6월 30일 기준 정상 추진율이 93.5%로 집계됐는데, 중간 결산 차원에서 평가해달라.
“인프라 차원에선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친환경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우리동네 ESG센터’를 구축했다. 또 평생학습과 스마트 헬스케어 복합시설을 겸한 시니어복합거점시설과 부산어린이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2029년 개항 로드맵을 확정했다. 공항과 연결된 남부권 광역 고속철도망(BuTX)을 통해 부산이 교통과 물류의 혁신 기지로 성장하는 기반을 조성했다.”
부산항 북항 제1부두가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창업허브’로 선정됐다. 창업허브 공간은 어떤 방향으로 조성할 것이며, 수도권 창업허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전 세계 청년들이 모여 혁신을 추구하는 글로벌 플랫폼 공간으로 조성하려 한다. ‘글로벌 창업허브 부산’은 수도권에 예속되지 않는 지방 중심의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과 개방적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다. 설계 공모부터 세계적 유명 건축가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다. 제1부두의 역사적 가치와 주변 인프라 강점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력을 되찾고 성장시켜 향후 한국형 ‘스테이션 F(프랑스의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캠퍼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ICT 첨단산업, 민간투자로 활기”
“부산 센텀 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는 기존 해운대 센텀시티와 연계해 첨단 ICT 융복합 산업밸리로 육성할 예정이다.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집적을 통해 미래 신산업을 키우고 창업지원 역량을 통합해 혁신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겠다.”
부산시가 심혈을 기울여 온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육성에 관한 성과가 나오고 있나?
“반도체 산업은 8인치 대구경 일괄공정 테스트베드 구축 등 정부 지원금 415억원과 ㈜아이큐랩 착공식 등 80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차전지는 ㈜금양의 원통형 배터리 4695 개발 성공으로 이차전지 생산 클러스터 조성을 원활히 추진 중이다. 이 밖에 2026년까지 반도체 공동연구소 건립 등 반도체(12개 사업 5000명)와 이차전지(4개 사업 700명) 분야에서 연간 570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할 것이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