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아이언맨 돕던 그 자비스 만드나?... AI 비서 진검승부

영화 ‘아이언맨’ 에 나오는 ‘자비스’처럼, 사람같이 대화하며 복잡한 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인공지능(AI) 비서를 현실에서 고용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는 주인공의 모든 명령을 알아듣고 실행해주는 복합지능형 인공지능 비서다. 영화 〈아이언맨〉 캡처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는 주인공의 모든 명령을 알아듣고 실행해주는 복합지능형 인공지능 비서다. 영화 〈아이언맨〉 캡처

 
미국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프로젝트 자비스(Project Jarvis)’라는 코드명으로 AI 에이전트(비서)를 개발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이 인용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젝트 자비스는 연구 자료 수집, 제품 구매, 항공편 예약 등 작업을 대신하기 위해 인간의 웹 브라우저를 장악(take over)한다. 자비스는 사람 명령에 따라 컴퓨터 화면에 있는 내용을 스크린샷으로 찍고, 이를 스스로 해석해 버튼을 클릭하거나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다.

이게 왜 중요해

AI 비서는 생성 AI 개발 및 서비스화의 궁극적 목표로 꼽혀왔다.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그간 개발해 온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입·출력할 수 있는 ‘멀티모달’ 생성 AI를 한꺼번에 적용해야만 가능한 서비스라서다.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 5월 한 언론 기고문에서 “올해 AI 비서가 차세대 거대언어모델(LLM)보다 큰 AI 발전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로이터=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로이터=연합뉴스

 
구글도 일찌감치 AI 비서 개발 내용을 공개한바 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한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오래 전부터 일상에서 유용하게 쓸수 있는 범용 에이전트를 만들고 싶었다”며 “우리가 처음부터 챗봇 제미나이를 멀티모달로 개발해 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신발을 반품할 때 제미나이가) 당신의 받은 편지함에서 영수증을 검색하고, 반품 양식을 작성하는 이메일에서 주문 번호를 찾는 등 모든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이걸 알아야 해

글로벌 빅테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AI 비서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 22일(현시시간) 미국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공개한 ’클로드 3.5 소네트‘ 내 베타 기능으로 추가된 컴퓨터 사용(Coputer Use) 서비스가 그런 예다. 이 서비스는 컴퓨터 스크린을 해석해 스스로 커서를 움직여 버튼을 클릭하거나 텍스트를 입력하고 웹사이트를 탐색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MS AI 투어 인 런던’ 행사를 열고 AI ‘자율 비서(Autonomous Agents)’ 기능을 발표했다. 자율 비서 역시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함으로써 개인, 팀 또는 부서를 대신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조율할 수 있다. 예컨대 영업 담당자 개입 없이도 AI 비서가 스스로 우선순위를 조사한 뒤 개인화된 영업용 이메일을 발송하거나, 조달 담당자 없이도 공급 업체의 성과를 자동으로 추적한 뒤 지연 발생에 대비해 자동 대응하는 방식이다. 오픈AI도 커서 이동, 클릭, 텍스트 입력 및 기타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도록 하는 비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 5월 한 행사에서 AI 킬러 앱의 조건으로 “내 삶 전체, 내가 받는 모든 이메일, 내가 나누는 모든 대화를 다 알고 있어 일부 작업은 즉시 처리하고, 나에게 다시 물어보기도 하는 매우 유능한 동료”라고 설명했다.

AI비서, 얼마나 뛰어나길래

 
AI 비서 기술 수준은 각 업체가 공개한 여러 시연 영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엔스로픽은 최근 유튜브에 올린 시연 영상에서 단 한번의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AI 비서를 이용해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볼 수 있는 일출 하이킹 코스를 찾아내는 모습을 구현했다. 영상에서 AI 비서는 스스로 구글 검색을 통해 하이킹 코스를 찾고, 일출시간을 확인한 뒤 세부 정보가 담긴 캘린더 초대장을 만들어 친구에게 전송했다. 모든 작업을 마치는 데까지 1분 30초가 채 안 걸렸다.

네이버·카카오도 AI 비서 개발

국내에서도 AI 비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2일 차기 AI 서비스 앱인 카나나를 공개했다. 카나나는 이용자들의 기존 대화에서 주요 정보를 추출해 기억하고 있다가 이를 활용해 각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한다. ‘나만의 AI 개인비서’라는 콘셉트로 SK텔레콤이 출시한 에이닷은 이용자가 비서에게 이야기하듯 미팅 약속이나 할 일을 알려주면 알아서 일정에 이를 추가한다. 약속시간이 다가오면 교통수단 별 예상 이동시간과 도착 예정시간을 안내한다.네이버도 자사 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기업 맞춤형 에이전트를 구축·제공하고 있다. 국내 IT 업계 한 관계자는 “LLM 용량·능력 경쟁 시대에서 초개인화한 AI 서비스 경쟁 시대로 이미 경쟁 무대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 AI 2024' 통해 AI 서비스 카나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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