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의 메시지는 23일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뒤 더 독해졌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만난 지 이틀 뒤에 이뤄진 회동이었다. 홍 시장은 24일 “대통령과의 면담은 가십이나 잡설을 쏟아내는 갈등 양산의 자리가 되어선 안 된다”며 “촐랑대는 가벼움으로 나라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직격했다. 이후 “야당에는 한마디 안 하고 여당 내 분란만 일으킨다”(26일),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오기 싸움이 정국을 파탄으로 몰고 간다”(28일) 등 ‘윤·한 갈등’의 화살을 한 대표에게 돌렸다.
행보도 빨라졌다. 홍 시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대구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대구·경북의 100년 미래가 걸린 TK통합, TK신공항 건설 등 주요 핵심 현안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 올 연말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고 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권영진·김승수·이인선·우재준 의원 등 대구 지역 의원이 참석했다.
친한계는 한 대표를 겨냥한 홍 시장의 비판을 반박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28일 B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이재명 대표의 여러 가지 문제를 얘기하면 ‘그런데 김건희는?’ 이렇게 나온다”며 “김 여사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공격하려면 우리가 먼저 허물을 털어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홍 시장이 내각에 차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임기가 다음 달 10일 반환점을 돌면서 여권에선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 등 인적 쇄신이 국정 반등책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대선 경선을 치른 경쟁자를 발탁하는 ‘깜짝 기용’ 효과와 함께 차기 대선 후보군을 넓히는 의미도 담긴다. 여권 관계자는 “책임 총리를 전제로 한다면 ‘홍준표 총리’ 카드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며 “다만 대구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고 차기 대선 주자 조기 경쟁은 고민되는 지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