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도시에서 매일 출⋅퇴근을 위해 편도 25km(왕복 50km) 넘게 오가는 직장인은 800만 명이 넘으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달한다. 중국 주요 도시의 통근 거리가 확대되면서, 장거리 통근의 효율성과 도시철도 효용성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베이징 ‘극단적 통근자’ 비중 최고
지난 2023년 기준, 중국 45개 도시 가운데 53%가 45분 이내 통근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선 도시 중에서는 선전(深圳)의 45분 이내 통근자의 비중이 81%로 가장 높았으며, 대도시 최초로 80%의 목표를 달성했다. 4대 도시 가운데 베이징을 제외하고,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은 그 비중이 모두 70%에 달했다. 보고서는 도시철도 건설이 대도시 직장인의 통근 시간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도시별 통근 거리를 살펴보면, 수도 베이징이 25km 이상 초장거리를 오가며 통근하는 직장인의 비중이 12%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10%인 광저우였다. 그밖에 둥관(東莞), 칭다오(青島), 창사(長沙)도 8% 이상을 기록하는 등 초장거리 통근자의 비중이 높았다.
통근 거리가 멀어지면서 소요 시간도 늘어나는 추세다. 2023년, 22개 도시 극단적 통근자의 비중이 늘지는 않았지만, 도시철도를 보유한 도시 가운데 12%의 통근자가 여전히 편도 60분 이상을 출⋅퇴근에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극단적 통근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베이징으로, 편도 60분 이상 통근자의 비중이 28%에 달했다. 그밖에, 상하이, 충칭(重慶), 톈진(天津), 우한(武漢), 칭다오 등 5개 도시의 극단적 통근자 비중이 15%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비해 45개 주요 도시 중 41개 도시의 통근 반경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 톈진, 광저우, 난징(南京), 우한, 시안(西安), 지난(濟南), 칭다오, 다롄(大連城市交通研究分院) 등 19개 도시는 통근 반경이 2km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도시별 산업구조조정과 중서부 도시 인구 밀집도가 증가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2023년, 상하이가 베이징을 제치고 통근 반경(42km)이 가장 긴 도시에 등극했다.
신규 도시철도 건설, 효용성은 미지수
다만, 최근 중국 신규 도시철도의 효용성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연말 기준 42개 지하철 운영 도시의 도시철도 총 길이는 1만km를 넘어섰지만, 단 5분의 1의 통근자만이 직장 및 거주지의 800m 이내에 지하철역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장거리 통근자의 경우 이 비중이 8%에 그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근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도시철도의 투자 효익이 하락세를 보인다. 2023년 신규 운영 도시철도 선로는 약 800km에 달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통근자의 비중은 1%p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도시별로 살펴보면, 2023년 14개 도시의 연간 도시철도 운영 거리는 늘어났지만, 이중 도시철도 이용 통근자 비중이 동기 대비 상승한 도시는 단 9곳에 불과했다. 신규 도시철도가 통근 수요를 효과적으로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철도 이용 통근자 비중이 가장 높은 4개 도시는 각각 선전(35%), 청두(成都, 34%), 우한(33%), 광저우(31%)였다.
자오이신 원장은 “통근 효율을 높이는 것이 도시철도 건설의 가장 근본적인 요건”이라며, “지하철 건설 가속화 단계에서 운영 단계로 넘어가면서 비용 효익 면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