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출근 지옥’, 대도시 평균 통근 시간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으로 통근하는 직장인은 출?퇴근에 평균 1시간 30분(편도)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으로 통근하는 직장인은 출?퇴근에 평균 1시간 30분(편도)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수도권 평균 통근 시간은 2023년 기준 약 2시간(왕복 기준, 국토교통부)이다. 중국 직장인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으로 통근하는 직장인은 출⋅퇴근에 평균 1시간 30분(편도)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대도시에서 매일 출⋅퇴근을 위해 편도 25km(왕복 50km) 넘게 오가는 직장인은 800만 명이 넘으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달한다. 중국 주요 도시의 통근 거리가 확대되면서, 장거리 통근의 효율성과 도시철도 효용성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베이징 ‘극단적 통근자’ 비중 최고 

10월 17일, 중국 주택건설부 도시교통인프라 모니터링 및 관리 실험실과 중국 도시계획설계연구원 등이 공동으로 〈2024년 중국 주요 도시 통근 모니터링 보고서(2024年中國主要城市通勤監測報告廣州)〉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도시철도를 운영 중인 중국 45개 도시를 대상으로, 출⋅퇴근에 편도 60분(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 ‘극단적 통근자’로 구분했다. 반대로 통근 거리가 5km 이내인 직장인은 ‘행복 통근자’로 규정하고, 대도시 삶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 2023년 기준, 중국 45개 도시 가운데 53%가 45분 이내 통근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선 도시 중에서는 선전(深圳)의 45분 이내 통근자의 비중이 81%로 가장 높았으며, 대도시 최초로 80%의 목표를 달성했다. 4대 도시 가운데 베이징을 제외하고,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은 그 비중이 모두 70%에 달했다. 보고서는 도시철도 건설이 대도시 직장인의 통근 시간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도시별 통근 거리를 살펴보면, 수도 베이징이 25km 이상 초장거리를 오가며 통근하는 직장인의 비중이 12%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10%인 광저우였다. 그밖에 둥관(東莞), 칭다오(青島), 창사(長沙)도 8% 이상을 기록하는 등 초장거리 통근자의 비중이 높았다.


통근 거리가 멀어지면서 소요 시간도 늘어나는 추세다. 2023년, 22개 도시 극단적 통근자의 비중이 늘지는 않았지만, 도시철도를 보유한 도시 가운데 12%의 통근자가 여전히 편도 60분 이상을 출⋅퇴근에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극단적 통근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베이징으로, 편도 60분 이상 통근자의 비중이 28%에 달했다. 그밖에, 상하이, 충칭(重慶), 톈진(天津), 우한(武漢), 칭다오 등 5개 도시의 극단적 통근자 비중이 15%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비해 45개 주요 도시 중 41개 도시의 통근 반경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 톈진, 광저우, 난징(南京), 우한, 시안(西安), 지난(濟南), 칭다오, 다롄(大連城市交通研究分院) 등 19개 도시는 통근 반경이 2km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도시별 산업구조조정과 중서부 도시 인구 밀집도가 증가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2023년, 상하이가 베이징을 제치고 통근 반경(42km)이 가장 긴 도시에 등극했다.

2024년 중국 주요 도시 통근 모니터링 보고서

2024년 중국 주요 도시 통근 모니터링 보고서

신규 도시철도 건설, 효용성은 미지수 

도시철도는 초장거리 통근에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수도 베이징의 초장거리 통근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도 급행철도가 부족해서다. “베이징은 20km 이상 통근 효율이 선전, 광저우보다 현저히 낮아 장거리 통근 효율 제고가 시급하다"라고 중국 도시교통연구분원(城市交通研究分院) 자오이신(趙一新) 원장이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만, 최근 중국 신규 도시철도의 효용성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연말 기준 42개 지하철 운영 도시의 도시철도 총 길이는 1만km를 넘어섰지만, 단 5분의 1의 통근자만이 직장 및 거주지의 800m 이내에 지하철역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장거리 통근자의 경우 이 비중이 8%에 그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근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도시철도의 투자 효익이 하락세를 보인다. 2023년 신규 운영 도시철도 선로는 약 800km에 달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통근자의 비중은 1%p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도시별로 살펴보면, 2023년 14개 도시의 연간 도시철도 운영 거리는 늘어났지만, 이중 도시철도 이용 통근자 비중이 동기 대비 상승한 도시는 단 9곳에 불과했다. 신규 도시철도가 통근 수요를 효과적으로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철도 이용 통근자 비중이 가장 높은 4개 도시는 각각 선전(35%), 청두(成都, 34%), 우한(33%), 광저우(31%)였다.

자오이신 원장은 “통근 효율을 높이는 것이 도시철도 건설의 가장 근본적인 요건”이라며, “지하철 건설 가속화 단계에서 운영 단계로 넘어가면서 비용 효익 면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