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응용 연구 분야 업계 싱크탱크 페이판찬옌(非凡產研)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활약 중인 약 1500개의 AI 기업 중 해외 진출한 중국 기업이 10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중 패권 전쟁이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된 가운데, AI는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양국의 각축전이 이어질 핵심 분야로 손꼽힌다.
하이뤄 AI 월간 방문자 수 860% 폭증, 호평 끌어내
AI 서비스의 이용자 현황을 집계하는 aicpb.com에 따르면, 하이뤄AI는 지난 9월 방문자 수가 860% 대폭 증가하며 글로벌을 비롯해 중국 내 증가율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매체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해외 이용자들의 SNS 반응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네티즌들은 하이뤄AI로 생성한 동영상을 공유하며, 영상의 품질이 우수하고 인물의 디테일을 안정적으로 표현한다며 호평을 내놨다. 영국의 애니메이터 존 드레퍼(Jon Draper)도 “하이뤄AI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 가장 좋은 동영상 생성 AI다”라고 극찬했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Sensor Tower)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미국 AI 앱(APP) 시장 다운로드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10위에 오른 AI 앱 가운데 3개가 중국 기업의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육 앱 Question AI이 3위를 차지했고, 이어 챗봇 Talkie와 Poly.ai가 각각 4위와 9위에 올랐다. 특히 Talkie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글로벌 AI앱 다운로드 순위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내 AI 경쟁 심화에 해외로 눈 돌려
AI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글로벌 시장에 AI 앱의 액티브유저 수는 2억 3000만 명에 달한다. 2024년 1~8월 글로벌 AI 앱 매출은 동기 대비 51% 증가한 20억 달러(약 2조 7600억 원)를 기록했으며, 2024년 연간 매출은 33억 달러(약 4조 56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오는 2028년 글로벌 AI 앱 매출은 188억 달러(약 26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현재 AI 시장의 경쟁은 잔혹하다고 할 만큼 치열하며, 새로운 AI 제품의 등장과 관련 회사의 성장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8월,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 기관 a16z가 발표한 글로벌 TOP 100 AI 앱 순위에 50개 AI 웹(Web)의 방문자 수와 50개 AI 모바일 앱의 월간 액티브유저 순위가 포함되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지난 3월 발표된 명단과 비교할 때, 8월 명단의 30% 가까이가 ‘새로운 얼굴’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신규 업체와 서비스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별 이용자의 소비 습관 차이도 간과할 수 없다. 중국이 위치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저축률이 높고 유료 서비스 모델 수용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이에 반해, 중국 외 해외 시장의 소비자들은 크리에이티브한 제품에 비용을 지불하는 유료 서비스에 대한 의사가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북미 시장은 AI 앱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통한다. 2024년 1~8월, 북미 시장은 글로벌 AI 앱 총매출 기여도가 47%에 달했다. 그다음이 북유럽(21%)이었고, 중국은 6%에 그쳤다.
지난 2022년 미국의 오픈 ai가챗GPT를 선보인 이후, 중국에서도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와 창업이 집중됐다. 현재 중국의 생성형 AI 업계는 양대 진영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이두(百度), 텐센트(騰訊), 알리바바(阿浬巴巴), 바이트댄스 등 이른바 빅 테크 기업이 거대언어모델(LLM)을 주로 만든다면, 미니맥스, 문샷AI, 즈푸AI, 바이촨즈넝(百川智能), 링이완우(零一萬物)등은AI앱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을 대표한다. 현재, 미국이 생성형 AI의 시대를 연 오픈 AI를 필두로 앞서 나가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AI는 미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이기도 하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제재하자, 중국은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의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로 맞불을 놨다. 미중 갈등은 전기차와 반도체 분야에서 최근 태양광까지 번지는 추세다. 첨단 기술을 놓고 펼쳐지는 미중 패권 전쟁은 향후 생성형 AI 분야에서도 똑같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