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전시 : 2024년 11월
더 하이엔드에서 매달 볼 만한 전시를 소개합니다. 일상에 통찰을 더하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이달의 전시를 만나보세요. 관람에 도움이 되는 팁도 준비했습니다.
회화의 순수한 즐거움
기간: 10월 31일 ~ 12월 21일
장소: 서울 신사동 페로탕 서울
독일 회화 작가, 틸로 하인츠만이 2017년 이후 국내에서 두 번째 개인전으로 돌아왔다. 그의 대표작인 ‘안료 회화’는 여러 층의 붓질과 안료의 분출하는 에너지가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를 위해 내한한 하인츠만 작가는 “서구 회화는 원근법에 의해 전경은 능동, 배경은 수동적인 개념이 있는데 이를 넘어서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2층은 한국을 생각하며 작업한 초록빛 신작으로 채웠는데, 이런 설명을 보탰다. “청자 혹은 숲을 떠올리며 작업했다.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숲은 문명과 반대되는 절대적 어둠으로 여기지만, 한국에서는 나무 각각을 소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긴다.” 선과 면, 안료가 춤을 추는듯한 하인츠만의 작업에서는 회화의 순수한 즐거움과 물리적 존재감을 느껴볼 수 있다.
‘나만 이런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공감을 엮는 회화
기간: 11월 6일 ~ 12월 22일
장소: 서울 삼청동 갤러리 현대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혼자만 다른 이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을 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사랑을 믿을 수 없을 때, 회화가 그런 틈을 메우는 역할을 했다.” 작가 이진한은 삶과 인간관계, 기억과 맞물린 풍경을 독창적인 화면으로 구성한다. 영국 생활 동안 느낀 언어적 소외감, 연인과의 이별, 맨발을 맞대었을 때 통하는 정서적 친밀감 등 그림이 건네는 이야기는 인간 내면의 보편적 공감을 건드린다. 작가는 소설 ‘식물들의 사생활’에서 영감을 받거나 유튜브로 접한 메이크업 튜토리얼(화장법 소개 영상)을 보고 자신의 상황을 재치 있게 끄집어낸다. 강렬한 붓질과 화려한 색감, 동시에 형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화면 구성이 돋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품 활동을 집약한 25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컬러 밴드의 원류를 찾아서
기간: 10월 29일 ~ 12월 8일
장소: 서울 삼성동 포스코 미술관
색색의 ‘컬러 밴드’로 유명한 하태임 작가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한 전시다. 프랑스 유학 시절 타국에서 마주한 소통의 어려움과 내면의 이야기를 담은 1995년 초기 작업부터 최근 신작까지 30여 년의 작품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붓을 든 팔이 뻗어 나갈 수 있는 만큼의 궤적인 컬러 밴드의 형상은 수없이 반복하는 수행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산물이다. 동시에 하 작가가 지속해서 탐구한 색채와 형태의 결과이기도 하다. 전시 제목으로 쓰인 ‘강박적 아름다움’이란 시각적으로 아름답지만 그 과정에 깃든 고도의 절제감과 완결성을 의미한다.
미디어 궁궐 거닐며 오감으로 느끼는 새로운 국가유산
기간: 11월 12일 ~ 12월 20일
장소: 아르떼 뮤지엄 강릉
늦가을 붙잡는 명상의 시간
기간: 4월 6일 ~ 12월 1일
장소: 뮤지엄 산
산으로 둘러싸인 뮤지엄 산은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기 좋은 미술관 중 하나다. 이곳에서 열리는 현대 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의 개인전 ‘번 투 샤인’이 누적 관람객 수 12만 명을 기록하며 9월에서 12월 1일까지 전시 기간을 연장하게 됐다. 아직 관람 전이라면 늦가을 단풍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우고 론디노네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 존재와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을 표현해 왔다. 조각, 회화, 영상 등 40여 점의 작품이 뮤지엄 산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안도 타다오의 건축은 물론 사방으로 트인 자연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Tip. 뮤지엄 산에서는 가을을 맞아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전시 관람과 함께 사색과 명상을 함께 즐겨보면 어떨까.
‘판’을 바꾸는 디자인이 궁금하다면
기간: 11월 13일 ~ 17일
장소: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