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직 시대, 채용~퇴사 서비스 파고든 기술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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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계 찬바람이 분 지도 2년째. ‘2024년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투자 브리핑’(더브이씨)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10조2000억원이었던 투자액은 올 상반기 2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불황의 그늘에 스타트업 퇴사자도 급증했다. 기업이 사람을 줄이는 긴축기엔 직원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호황기엔 공고 올려두고 지원자 이력서를 기다렸던 기업도 이제 인재를 먼저 찾아 나서고 있다. 기술 플랫폼은 바로 여기, 이 지점에 주목했다. 구직자에겐 적절한 일자리를, 기업엔 경력직 채용부터 오프보딩(퇴사 절차)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경력 채용 필수 코스, 평판 조회는 믿을 만한 건가. 대(大) 이직의 시대, 기술이 바꾸는 기업과 노동자의 만남과 헤어짐을 분석했다.
특정 지역 사람이 모인 카페·오픈카톡방 등 커뮤니티에서 직원을 뽑는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커뮤니티에선 자연스럽게 ‘저희 사람 뽑아요’ 공고가 공유되고 구인·구직 정보 교류도 활발하다. 그런데, 이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고 관리하면 새 시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채용 품은 커뮤니티’가 쑥쑥 성장하는 이유다.
커뮤니티에서 정규직을 뽑는 트렌드는 일반 알바(아르바이트) 시장으로까지 확산했다. 당근은 이 트렌드를 빠르게 포착해 사업화한 케이스. 동네 기반 중고거래로 2000만 월간활성사용자(MAU)를 모은 당근은 당근알바라는 채용 게시판을 운영한다. 처음부터 특정 층을 겨냥하던 플랫폼과는 다르다. 일단 지역 기반으로 모인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을 만들었고, 당근은 여기 올라온 동네 사장의 아르바이트 구인 글에 주목했다.
신입 공채는 공정성 때문에라도 정량 지표를 중시한다. 그런데 산전수전 다 겪은 경력직을 뽑을 땐 그보다 정성 지표가 더 힘을 받는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로 열심히 일할지’ ‘우리 회사와 잘 맞을지’ 같은 요소를 검증하는 게 평가의 관건. 수시·경력직 채용이 대세가 된 요즘 양성화한 레퍼런스 체크(평판 조회)로 그런 수요를 만족시키는 서비스가 뜨고 있다.
과거 평판이 지원자 모르게 수집된 ‘찝찝한’ 데이터였다면, 스펙터 평판 조회는 지원자 스펙처럼 활용할 수 있다. 근무 이력이 다양한 지원자의 경우 회사마다 평판을 하나씩 모아 자기 이력을 증명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스펙터의 평판 데이터베이스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225% 증가했다. 국내에선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4000개 이상 기업이 고객사다. 혹시나 모를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 스펙터 측은 “평판은 암호화해 내부에서도 열람할 수 없고, 서비스 탈퇴 시 모든 개인정보와 평판이 즉시 삭제된다”고 말했다.
이직이 잦아지면서 기업과 근로자가 얼마나 잘 헤어지는가, 즉 퇴사 관리도 중요해졌다. 퇴사 과정에서 앙심을 품게 된 근로자는 내부 사정에 훤한 악성 민원인이 돼 기업의 평판을 깎아내릴 수 있다. 국내에서 매년 95만 명 넘는 이직자가 쏟아지고, 권고사직 등 비자발적 이직 비율이 60%에 육박(통계청)할 정도로 많아진 만큼 온보딩(on-boarding·입사 과정 관리)을 넘어 오프보딩(off-boarding·퇴사 과정 관리)을 관리해 주는 스타트업도 등장하고 있다.
HR 스타트업 캔디데이트는 지난달 21일 국내 최초로 오프보딩 서비스를 출시했다. 퇴사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절차를 잘 관리할 수 있게 설계한 것이 특징. 퇴사자에게 ‘퇴사 체크리스트’가 담긴 링크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체크리스트 절차 진행 진도율을 제공한다. 기업 사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엔 기본적으로 인사말, 사직서 제출, 퇴직연금 신청, 잔여 연차 확인, 개인 메일 입력, 회사 비상연락망 안내 등이 담긴다. 이 회사 임준택 대표는 “떠나는 사람을 잘 보내주고, 남아 있는 이들이 긍정적인 업무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지켜주는 것이 좋은 퇴사의 핵심”이라며 “채용과 퇴사 업무가 체계화돼 있지 않은 대한민국 99% 중소기업의 고충을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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