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인상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전 세계 해운 수요가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해운업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관세 인상 조치를 단행할 경우 태평양 항로를 중심으로 물동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가 발표한 '트럼프 2.0 시대와 해운 산업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적 관세를 적용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해운사들 내년 상반기 이후가 고비
벌크선 늘리고 장기 운송 확보로 위기 대응
HMM은 유조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중형 석유제품 운반선 4척의 건조를 발주했다. HMM이 중형 석유제품 운반선을 발주한 간 옛 현대상선 시절 이후 약 20년 만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통 에너지산업에 친화적 태도를 보이는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화석연료 채굴이 증가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팬오션도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추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팬오션은 올해 8~10월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3척을 인도한 데 이어 12월에 2척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해운·조선 전문매체 스플래시247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조가 석유와 가스 수출에 좋은 징조이며 유조선 분야가 잠재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운사들은 이밖에 해운 시황 침체기에 대비해 장기 물량 확대에서 나서고 있다. 10년 이상 단위로 계약되는 장기운송계약 물량은 수익성이 높지는 않지만, 시황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불황기를 버틸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꼽힌다. 또한 대형 화주들과의 유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해운사들에는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