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수준인 이 회사 입장에선 압박이 크다. 이 때문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이나 유럽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마땅한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수주 물량이 크게 늘면서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가기 어려운 지경이라 설비를 추가하려 했는데 보류하고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며 “직접 보조금 같은 혜택은 언감생심이더라도, 정부의 작은 관심이나 외교적인 노력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자동차 공장 전경. AFP=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500대 기업(매출액 기준)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6.8곳이 내년 투자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아직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지난해(55%)보다 13%포인트 늘었다. 그만큼 대내외 경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더구나 아예 투자하지 않거나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투자 계획이 아예 없다는 기업은 11.4%로 지난해 조사 때(5.3%)보다 많았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28.2%)도 지난해(10.2%)보다 크게 늘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그렇다고 내수 시장이 좋은 상황도 아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로 내리고 골드만삭스는 아예 2.2%에서 1.8%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끌어올릴 상방 요인은 많지 않은데 하방 위험이 많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로 부정적인 국내외 경제 전망(33.3%)과 내수시장 위축 전망(16%)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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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상법개정안은 16개 기업 사장단이 모여 긴급 성명을 낼 정도로 반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추진 중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제가 어려울 때 위기 극복 열쇠가 된 것은 기업의 투자인데 현재는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할 동력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세제 지원 같은 인센티브로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인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