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계엄·탄핵' 촉각…WSJ "韓·佛 정치 혼란, 안전자산 수요↑"

코리아 디스카운트. 챗GPT 생성 그림

코리아 디스카운트. 챗GPT 생성 그림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까지 급물살을 타면서 외신도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중동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글로벌 경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액티브트레이즈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수석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 프랑스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국제 금값은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정치적 혼란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금값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금 현물의 1g 가격은 12만1350원이다.  

이번 사태로 해외 투자자에겐 한국 시장이 생각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 라이징’의 저자 제프리 케인은 아랍권 최대 매체 알자지라에 5일(현지시간) “한국 경제가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계엄령이 시장을 공포에 떨게 했고, 이는 한국이 시장 분석가들이 생각하는 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낮아졌다”며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국내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계엄령이 국회에 의해 신속하게 철회되면서 한국 민주주의 제도의 회복력이 확인됐지만,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정치적 리스크를 인식하게 했다”고 말했다.

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불확실성은 ‘코리아 디스카운드(저평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로이터는 “이번 정치적 혼란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더욱 강화했다”며 “북한과의 긴장, 주요 대기업의 지배구조 우려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본 유출과 시장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7일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는 등 정치적 대치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국 금융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개러스레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일 알자지라를 통해 “대통령이 강경하게 나서서 사임을 거부하고, 그의 정당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는다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06년 쿠데타 이후 정치적 혼란이 시달려 온 태국이 ‘기능 장애가 있는 리더십’(dysfunctional leadership)이 어떻게 경제를 침체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