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자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2024.11.11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2024.11.11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에서 전용면적 85㎡이하의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이후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이 같은 대출 규제 적용을 피해 신생아특례대출 등을 활용한 거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9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1월 서울에서 전용면적 85㎡이하, 9억원 이하의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이 50.5%로 지난 2월(51.0%) 이후 9개월 만에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1819건이었는데, 이 중 918건이 전용 85㎡이하 및 9억원 이하 거래로 집계된 것이다. 

 
가격별로 보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거래가 434건(47%)으로 가장 많았고,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거래는 346건(38%), 3억원 이하 거래가 138건(15%)으로 나타났다. 신생아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 입앙 가구가 전용 85㎡ 이하, 9억원 이하의 아파트 매매 시 최대 5억원을 빌릴 수 있는 정부의 정책 대출 상품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8월까지 신축이나 선호단지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아파트 위주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뜨거웠다”며 “그러나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등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로 거래가 주춤해지기 시작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9월 이후론 대출 규제를 피한 신생아특례대출 등을 활용해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억원 이하 거래 비중도 올해 중 가장 높았다. 이 역시 연 소득 4000만원 이하인 가구가 3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용 85㎡이하,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높은 자치구는 노원구(17.9%), 동대문구(9.9%), 구로구(7.7%), 은평구(6.5%), 성북구(6.5%) 등의 순이었다. 노원구는 전용 85㎡이하, 9억원 이하 거래가 164건으로 서울 전체 거래(918건) 중 가장 많이 차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노원구는 공릉동 태강아이파크 전용 49.6㎡가 최근 4억5500만원~5억4000만원에 많이 거래됐다. 동대문구는 답십리동 청계푸르지오시티 등 소형 면적대 위주로 거래됐고, 구로구는 구로동 한신휴플러스 전용 58.03㎡가 최고 7억1000만원대에, 은평구는 응암동 백련산파크자이 전용59㎡가 최고 8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신생아특례대출을 이용한 9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 거래 비중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 2일부터 다른 정책대출인 디딤돌대출은 한도가 줄어드는 등 수도권의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신생아특례대출은 소득요건이 완화(부부 합산 1.3억원→2억원)되며 대출 문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