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전날 일반공급 71가구 모집에 3만4279명이 청약해 평균 482.8대 1의 경쟁률 나타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D로, 7가구 모집에 5779명이 접수해 825.6대 1을 기록했다. 전날 특별공급 69가구 모집에 1만7349명이 접수한 걸 합치면 이 아파트에 총 5만1000여개의 청약통장이 들어온 셈이다.
DL이앤씨가 방배삼익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20억~21억원대로 나왔다. 주변에 비교적 신축에 속하는 ‘방배 그랑자이’ 전용 84㎡가 최근 28억~29억원에 거래된 걸 고려하면 ‘8억 로또’ 분양으로 일찌감치 흥행이 예고됐다.
DL이앤씨 분양 담당자는 “분양시장은 중도금 대출이 보장되는 등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보니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흥행이 됐다”며 “특히 이 단지는 실거주 의무도 피해 바로 전세를 놓을 수 있어 청약 수요가 더 몰렸다”고 말했다.
다만 강북 지역 분양은 최근 턱걸이로 1순위를 마감하는 사례가 늘며 청약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하반기 강북 지역 청약 최대어로 꼽혔던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가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9대 1의 경쟁률로 흥행이 저조했던 게 대표적이다. 전용 59~84㎡까지는 1순위 마감에 성공했지만 중대형 평형은 대거 미달이 나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1856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돼 기대를 모았지만 105~120㎡ 중대형 평형이 16억~18억원대, 143~170㎡은 26억~31억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나오자 대부분 발걸음을 돌렸다.
성북구 삼선동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전날 일반공급 260가구에 6942명이 청약해 평균 26.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날 ‘아크로 리츠카운티’가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이 아파트도 전용 59~84㎡ 분양가가 10억8000만~13억9000만원(최고가 기준)으로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는 반응이 나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북 지역은 대출 규제 전후로 청약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규제 이전에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 트렌드에 시세보다 비싸도 무난히 완판이 됐다”며 “하지만 대출이 강화된 이후론 시세 차익이 확실해야만 청약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