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특별성과급 지급 검토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추격과 HBM·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진 속에 선뜻 성과급을 높여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쳤지만 AI(인공지능)·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만 수요가 몰리면서 양사의 ‘보너스’ 희비도 갈리게 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11일 SK하이닉스의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 “설 이전인 내년 1월 내에 초과이익성과급(PS)을 지급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로,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확보해 개인별 성과 등에 따라 PS를 지급해왔다. SK하이닉스 안팎에서는 “내년 PS는 최대치인 50%가 사실상 확정적”이란 말이 나온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까지 매출 46조4200억원 영업이익 15조38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구형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집중한 HBM 등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기에,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와 내년 실적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성과급 개편을 고민 중이지만 당분간은 현재의 성과급 책정방식을 큰 틀에서 유지할 방침이다. 2021년 영업이익을 성과급 산정 기준으로 변경한 SK하이닉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산정한 자체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결정한다. 올해 기준 반도체 부문에서 연간 약 1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면 성과급이 발생하는 구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