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AI 전담 조직 창설…푸틴은 "反서방 국가와 AI동맹"

미국 국방부가 11일(현지시간)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적대국보다 빠르게 인공지능(AI) 기술을 국방 전반에 도입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창설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反) 서방 국가들을 규합해 공동으로 AI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와 의회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는 기자 브리핑을 통해 자율 무기의 전장 배치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AI 기술 발전 가속화 및 실제 도입 방안 마련 등을 전담할 새로운 조직인 'AI 신속 역량반'(AIRCC)을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펜타곤 언론 브리핑룸 벽의 국방부 로고. AP=연합뉴스

펜타곤 언론 브리핑룸 벽의 국방부 로고. AP=연합뉴스

 
라다 플럼 미 국방부 최고디지털·인공지능책임자는 "중국 등 적대국들의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는 상당한 국가 안보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미 세계 1위인 민간 부문의 AI 기술이 계속해서 선두를 달릴 수 있게 지원하고, 국방부 전반에 최대한 빨리 AI 도입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RCC는 국방부의 최고디지털·인공지능사무국(CDAO)이 관리하지만, 실리콘밸리와 미 전역의 민간 부문 혁신 센터와도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최첨단 대규모 언어 모델과 생성형 AI 도구를 전쟁 계획부터 사이버 보안에 이르기까지 모든 용도로 테스트하게 된다.

이날 AIRCC의 출범으로, 지난해 8월 국방부가 오픈AI의 챗GPT 등 생성형 AI의 역량을 평가하고 국방부에서 어떻게 활용할 지 알아내기 위해 조직한 태스크포스(TF) 리마는 공식 해체됐다. 플럼 책임자는 "TF 리마는 지난 16개월 동안 수백 개의 AI 워크플로와 작업을 분석했다"며 "해당 결과는 AIRCC에서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AI를 활용해 전쟁 수행 능력과 일반 관리 능력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투 분야에서는 지휘통제(C2), 의사결정 지원, 작전 계획, 군수, 무기 개발·시험, 무인·자율체계, 정보 활동, 정보 작전, 사이버 작전 등에 AI를 활용하기로 했다. 비(非)전투 분야는 재무, 인적자원, 군수와 공급망, 의료서비스 정보 관리, 법률 분석, 조달 절차, 소프트웨어 개발, 사이버보안 등이 AI 활용 대상이다.

국방부는 이들 분야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AIRCC에 2024∼2025 회계연도 총 1억달러(약 143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러, 브릭스 등 반서방국 연대해 'AI 동맹' 결성

같은 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브릭스(BRICS) 회원국을 포함, 반(反) 서방 국가들을 규합해 공동으로 AI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푸틴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를 AI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AI 전문 인재들이 떠나고 서방 제재로 첨단 기술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푸틴이 AI 동맹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AI 기술 경쟁에서 더 이상 뒤처지지 않도록 브락스 등의 도움을 받아 AI 개발과 관련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국 토터스 미디어가 발표한 '2024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83개국 중 31위로 다른 강대국에 비해 한참 뒤처진 수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AI 개발을 주도하는 국영 스베르방크는 이날 브릭스 회원국인 중국·브라질·인도·남아공뿐 아니라, 비회원국인 세르비아·인도네시아 등도 AI 동맹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중국과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와 손을 잡는다면 AI 경쟁의 역학 구도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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