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지난 7일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닷새 간 관저에 머물던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칩거를 깼다. 닷새 만에 출근한 윤 대통령이 30여분간 대통령실에 머물다 퇴근했다는 소식에 "저러고 월급받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이날 오전 8시 16분쯤 경호 차량을 대동한 채 서울 용산 한남동 관저를 출발해 8시 21분쯤 용산 대통령실 현관 앞 도착했다. 청사에 들어간 윤 대통령은 36분 후인 8시 57분쯤 나와 차량을 타고 다시 관저로 복귀했다.
지난 7일 담화에서 '2선 후퇴' 선언하고 관저에 머물던 윤 대통령이 닷새 만에 출근해 30여분간 대통령실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인멸하러 온 것 아니냐" 등의 우려가 나왔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담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탓에 그의 출근을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네티즌들은 "증거인멸하러 왔나", "직장인들은 비상계엄 선포에도 정상 출근하는데 팔자 좋네", "연차가 50개는 되나보다", "근무 태만 직무 유기만으로 탄핵 가능할 듯", "저러고 월급받나요?" 등 반응을 보였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연봉은 2억5493만원이다.
취재진 문의를 확인하지 않던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9시 25분쯤 '대통령 담화 영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방송사들에 알렸고, 9시 42분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공식 자료를 취재진에 제공했다.
닷새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윤 대통령은 먹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그는 약 29분간 7000여 자 분량의 긴 담화에서 시종일관 거대 야당을 비난하고 계엄이 대통령 고유의 통치 행위라는 논리를 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 "어떻게든 내란죄를 만들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수많은 허위 선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느냐?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냐?" 등 자극적인 표현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아직도 윤석열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에 살 자격이 없다", "충격적인 말들의 연속이네", "대통령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대통령 담화인지 극우 유튜버TV인지 모르겠네. 혼란", "윤석열 유튜브 알고리즘에 뭐가 뜨는지 궁금할 지경" 등 반응이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담화에 대해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오늘 담화는 많은 국민들을 참담하게 만들었다"며 "내란 범죄 행위는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고 아무리 미워한들 내란 범죄 행위는 결코 통치 행위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