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 낫다" 이복현 옳았나…尹담화에 오히려 코스피 올랐다

12일 한국 증시는 탄핵·수사 등에 강력하게 반발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장 막판에는 담화 이후 탄핵 찬성 여론이 커지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상승세가 힘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2% 오른 2482.12에 장을 마쳤다.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했다.

지수는 대통령 담화를 전후로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코스피는 개장 이후 30분 만에 1.07%까지 상승폭을 키웠지만, 담화 직후인 9시45분쯤 에는 상승폭이 0.27%까지 줄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탄핵이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므로 경제에 낫다”고 한 것처럼 윤 대통령이 탄핵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자 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2% 상승한 2,482.12, 코스닥은 1.10% 오른 683.35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2% 상승한 2,482.12, 코스닥은 1.10% 오른 683.35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기관 매수, 반도체株 강세가 상승 이끌어 

이날 상승세는 기관이 주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480억원, 21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순매수(1534억원)에 나서면서 지수는 안정을 찾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노동부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돼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종목 주가가 전일 강세를 보인 여파다. 삼성전자는 3.52%, SK하이닉스는 2.50% 올랐다.


정치 테마주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로 분류되는 디젠스는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오리엔트바이오(-22.76%) 수산아이앤티(-12.31%) 동신건설(-7.75%) 코이즈(-7.03%) 등은 급락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 테마주 중에선 덕성우(14.52%) 덕성(4.97%)는 상승했지만, 대상홀딩스(-4.71%) 태양금속(-4.59%) 등은 하락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관련 테마주인 안랩(1.66%)과 써니전자(12.91%) 등은 모두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사흘째 올라 1.10% 상승한 683.35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이 142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 가결 가능성, 증시는 반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나흘 연속 하락한 한국 증시가 차츰 안정세를 찾는 것은 대통령 탄핵 가결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 지속할지 여부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국회의 탄핵소추안 2차 표결 결과에 달렸다고 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이미 7년 전 주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가격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돼 시장 내 불확실성을 줄이면 반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로 탄핵이 가결되지 않으면 불확실성 지속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한번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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