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독도에 설치된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집쥐. 사진 대구지방환경청
환경부가 ‘독도 집쥐’ 소탕 작전에 나섰다. 독도에 서식하는 집쥐의 개체 수가 급증해 독도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어서다.
시궁쥐라고도 불리는 집쥐는 철새인 바다제비와 괭이갈매기의 알을 먹어치우는 잡식성이어서 독도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또 배설물로 인한 질병의 발생과 독도경비대 전자장비·시설물 훼손도 우려된다. 설치류의 습성상 땅굴을 파기 때문에 토심이 얕은 독도지형은 낙석이나 토사 붕괴 등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
제1호 특정도서이자 천연보호구역인 독도에 집쥐가 유입됐다는 사실은 2010년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당시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 때 서도의 몰골 근처 자갈밭에서 사체가 발견됐다. 동도에서는 2015년부터 집쥐가 확인되고 있다. 사람과 짐을 싣고 독도로 들어온 선박을 함께 타고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언제부터 집쥐가 독도에 서식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다만 독도에 여러 공사가 진행되면서 선박을 타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독도 내 집쥐 수는 2021년 기준으로 100~150마리로 추산한다. 지난해 세 차례 현장조사 결과 1차 때는 동도의 독도경비대 태양광 발전시설·헬기장·영해기점표기석 등 7개 지점에서 집쥐 배설물이, 태양광 발전시설과 등대 주변에서 집쥐가 판 굴이 발견됐다. 서도에서는 5개 지점에서 배설물이 나왔고, 어민 숙소 뒤편에서 굴도 발견됐다.
2차 조사에서는 총 8개 지점에서 집쥐의 흔적이 발견됐고, 굴은 2곳이 확인됐다. 3차 때는 서도는 조사하지 못한 가운데 동도에서만 6개 지점에서 배설물이, 2곳에서 굴이 관찰됐다.
독도 내 집쥐가 가장 많이 산다고 추정되는 곳은 서도 주민 숙소다. 지난해 5~10월 독도에 설치한 5대 무인센서카메라 영상 2만9410장을 분석한 결과 집쥐는 총 716회 포착됐다.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은 내년 5월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독도 내 집쥐 서식 현황을 파악하고 퇴치·관리 방안과 추가 유입 방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집쥐 소탕 용역을 맡은 조영석 대구대 생물교육과 교수는 지난달 독도 동도에 무인카메라 30대와 덫 30여 개, 서도에 무인카메라 1개와 덫 1개를 설치해 집쥐를 감시·포획 중이다.
집쥐 소탕이 어려운 것은 왕성한 번식력 탓이다. 집쥐 암수 한 쌍은 1년에 새끼를 최대 460마리까지 낳을 수 있다. 포획하는 수보다 번식하는 수가 많아 완전 소탕이 어렵다. 잡식성이라 닥치는 대로 먹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집쥐의 시력은 약하지만, 후각·미각·청각·촉각은 매우 발달해 있고, 번식력이 강해 완전한 소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먹이가 줄어드는 겨울철에 최대한 덫을 설치해 집쥐를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소탕하겠다는 것이 환경당국의 전략이다.
관련법에 따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독도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유산청도 선박 승·하선자와 화물 방역소독, 입도 시 검역실시 등의 방안을 관계부처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울릉=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