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신문은 15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물밑에서 검토해왔다고 전했다. 실현되면 약 20년 만에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국빈 자격으로 찾는 게 됐겠지만, “윤 대통령 탄핵으로 국빈 방문 실현이 어렵게 된 것은 물론 양국 관계 후퇴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탄핵안 가결에 앞서 이시바 총리가 전날 “한·일관계 중요성은 변함없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쳤지만, 일본 정부 내에선 외교 전략 재검토 등 흐름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요미우리는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부정적인 좌파(진보)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어 (일본) 정부가 외교·안전보장정책의 후퇴를 경계한다”고 전했다. 내년 1월 미국 트럼프 정권의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한·일관계 흐름이 멈추면 한·미·일 공조는 물론 한·중·일 대화도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신문은 지난해 5월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 만에 재개됐지만 한국 정치 상황이 혼란에 빠지면서 “내년 초 일본에서 이어가려 했던 정상회의도 암초를 만났다”고도 했다. “당분간 중·일 양국 간 외교에 주력해 외상 간의 상호 왕래를 목표로 할 것”이라는 외무성 간부 발언도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한·일 외교는 사실상 정지 상태가 됐다”며 “정상 간 의사소통을 지렛대 삼아 관계를 개선해왔지만, 어려운 상황으로 후퇴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가 악화하면 중국이 양국에 개별적 대응을 강화해, 미국과 분리(디커플링)를 시도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지통신은 “혁신계 야당 세력에 의한 신정권이 탄생하게 된다면, 일·한에 재차 ‘겨울 시대’가 찾아올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선 윤 대통령에 대해 “신뢰할 수 있다”거나 “확고한 의지를 갖고 한·일관계를 이끌어왔다”는 높은 평가가 있었지만, “윤 대통령의 개인 지도력에 크게 의지”해온 측면이 컸다는 얘기다.
한국 내 정치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 탄핵으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에 나서지만, 향후 정국 운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