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전사자 신원 감추려 얼굴 불태워"…영상 공개한 우크라

러시아·북한군 시신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러시아·북한군 시신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 가운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여러 출처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했으며 사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인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이 북한군의 교전과 사상자 발생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며칠간 우리는 북한 군인들이 전장의 제2선(second lines)에서 최전선(front lines)으로 이동하고 전투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목격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군이 전사자와 부상자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믿는다"며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지만 "수십명(several dozens)에 달해 대수롭지 않은 피해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사한 북한군의 얼굴을 소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젤렌스키 텔레그램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사한 북한군의 얼굴을 소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젤렌스키 텔레그램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 병사들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전사자의 얼굴까지 소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30초 분량의 영상에는 사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일부분에 불이 붙어 있고, 그 주변에 사람들이 서 있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러시아는 북한 병사들이 죽은 뒤에도 얼굴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영어 자막도 달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방어선 공격에 북한군이 투입된 사실뿐 아니라 이로 인한 병력 손실까지 은폐하려 한다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그는 "북한군은 훈련받을 때도 얼굴을 노출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며 "우리와 전투를 마친 뒤에는 전사한 북한 병사의 얼굴을 말 그대로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에 만연한 인간성의 말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평화와 러시아에 대한 책임 추궁을 통해 이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기 위해 1만여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다. 쿠르스크는 러시아가 지난 8월 우크라이나에 기습적으로 점령당한 뒤 탈환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으로, 북한군 병력이 이곳에 집중적으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