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에 'Fxxx 러시아'…UN서 전기톱 든 여성들, 무슨 일

페멘 소속 활동가들이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 앞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페멘 소속 활동가들이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 앞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유엔 추방을 요구하며 상의 탈의한 채 시위를 벌인 페미니스트 활동가 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페미니스트 단체 페멘(Femen) 소속 활동가들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 건물 외부에 설치된 조형물을 전기톱으로 훼손했다. 

이 조형물은 12m 높이의 나무 조각품 '부서진 의자'로, 지뢰로 인한 신체 절단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전쟁에서 파괴적인 무기 사용을 금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페멘 소속 활동가들이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 앞에서 나무 조각품을 전기톱으로 자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페멘 소속 활동가들이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 앞에서 나무 조각품을 전기톱으로 자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날 영하의 날씨에 상의를 탈의한 활동가 2명은 가슴과 등에 'Fxxx 러시아'와 '지뢰를 멈춰라'라는 문구를 적었다. 다리에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밴드를 착용했다. 이들은 유엔과 러시아를 향해 반복해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후 이들과 동료 1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을 3대의 차량에 나눠 태워 연행했다. 체포된 여성들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페멘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를 유엔에서 추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유엔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침략자를 막지 못한 것은 '부러진 의자'가 상징하는 대인지뢰로 인한 인간의 고통에 비극을 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배신과 군사적 침략의 희생자가 되었다"며 "세계는 이 기념물로 이를 가릴 수 없으며, 우리 조국이 파괴되는 동안 무관심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 앞에서 시위를 벌인 페멘 소속 활동가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 앞에서 시위를 벌인 페멘 소속 활동가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페멘은 2008년 4월 10일 우크라이나의 안나 훗솔, 사샤 셰브첸코, 옥산나 샤츠코가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이 단체는 성차별, 독재, 종교 등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상의를 탈의한 채 시위하는 것이 특징인데, 페멘은 저서 『분노와 저항의 한 방식, 페멘』을 통해 "가슴을 드러내는 것은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은 근본적으로 비폭력적이다. 우리의 시위 방식이 과격하다고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