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뉴욕에서 미국 문화단체 ‘92NY’ 주최로 열린 대담에서 한국의 최근 사태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에게도 1·6 사태가 있었듯 고도로 선진화하고 공고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극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6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난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듬해 1월 6일 연방의회의 대선 결과 인증절차를 방해하기 위해 연방의회 의사당에 폭력적으로 난입한 사건을 말한다.
설리번 보좌관은 “계엄 해제 결의 채택을 저지할 목적으로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배치된 군인들의 총구를 시위자들이 밀어냈다”며 이를 “극적인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법원을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될 때까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는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세계가 탈냉전 시기를 지나 도전적이고 요동치는 경쟁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같은 극적인 정치적 격동은) 중동과 같은 곳뿐 아니라 한국,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핵심은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자들을 상대하고 우리 시대의 거대한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힘과 역량의 기본 요소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날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평가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계엄 사태 이후 누차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대해 평가해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평가한다”며 “철통 같은 한미동맹은 여전히 변함없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우리가 보고 싶고 지난 며칠간 기쁘게 생각한 것은 불확실성의 시기에 대한민국이 보인 민주주의 회복력”이라며 “앞으로도 정치적 견해차가 법치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