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계엄 해제 직후 부하들에게 '중과부적(衆寡不敵)'이라고 말하는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중과부적이란 '적은 수로는 많은 적을 대적하지 못한다'는 사자성어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계엄령을 해제한 뒤 김 전 장관이 '중과부적'이라고 한 녹취 파일을 최근 확보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이유가 국회 요구에 따른 국무회의의 계엄 해제안 의결을 막기 위해서였다는 걸 보여주는 주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검찰 특수본은 김 전 장관이 계엄 포고령 원본이 들어 있는 노란 봉투를 들고 다니는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또 포고령 원본을 입수해 이와 관련한 최초 작성 경위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오후 11시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제1호 포고령에 따르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집회·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녹취와 CCTV 영상과 같은 물적 증거를 토대로 계엄 전·후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