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파카로 유명한 캐나다 브랜드 캐나다구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 다니 레이스가 방한했다. 15일 막을 내린 ‘스노우구스 바이 캐나다구스’ 팝업 스토어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레이스는 그의 외할아버지가 1957년에 설립한 소규모 아우터웨어 제조업체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시킨 인물로 2001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팝업 스토어 이름이자 이번 시즌 캡슐 컬렉션의 이름이기도 한 스노우구스는 캐나다구스 이전 브랜드가 사용한 이름이다.
스노우구스 바이 캐나다구스 캡슐 컬렉션은 올해 브랜드의 첫 번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 하이더 아커만이 디자인했다. 아커만은 2003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본뜬 브랜드를 선보이는 동시에 프랑스 명품 벨루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번 캡슐 컬렉션은 7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브랜드 유산을 돌아보는 동시에 캐나다구스를 감각적이고 좀 더 패셔너블한 이미지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둔 옷으로 구성됐다. 역동적인 실루엣과 대담한 컬러 조합이 특징인 아커만의 디자인 감성과 캐나다구스의 기능성을 결합했다. 레이스는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커만과 함께 방대한 아카이브를 둘러보며 브랜드가 나아갈 길을 찾았다”며 “과거를 존중하는 한편 우리만의 방식으로 브랜드의 미래를 보여주는 결과가 이번 캡슐 컬렉션”이라고 말했다. 이하는 다니 레이스와의 일문일답.
한국은 캐나다구스에 어떤 시장인가.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한국의 문화가 아태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 나라에서의 성공은 매우 중요하다.”
온난화를 포함해 전 세계가 급격한 기후 변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한용 외투가 아무래도 주력 아닌가.
“평균 온도 상승과 불안정한 기상 상태가 큰 문제다. 폭우와 폭설, 폭풍 등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이어진다. 그래서 보호 성능, 다시 말해 생존을 위한 옷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극한의 추위를 견디는 핵심 아이템은 유지한 채 다기능을 갖춘 제품에 초점을 맞춘다. 스노우구스 바이 캐나다구스 캡슐 컬렉션도 마찬가지다.”
캡슐 컬렉션 탄생 배경은.
“브랜드에 합류하자마자 토론토를 찾은 하이더 아커만은 아카이브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과거를 되돌아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구스의 전신인 스노우구스에 주목해 캡슐 컬렉션을 만들었다.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라인업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뽑은 이유는 무언가.
“캐나다구스는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가 된 캐나다 최초 패션 기업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가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차별화된 관점을 가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필요했다. 혁신적 진화가 필요하지만, 정통성을 지키고, 풍부한 유산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그의 생각이 우리의 방향과 맞아떨어졌다.”
캐나다구스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앞장서는 회사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회사를 키우고 싶다. 소비자 역시 그런 기업의 제품에 관심이 많다. 결국 경영자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은 회사가 생존하기 위한 방식이다. 2025년까지 탄소 제로 달성을 목표로 회사를 운영 중이다. 같은 해에 블루 사인®(환경∙보건∙안전에 관한 스위스 인증 기준) 제품을 90%로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2년부터는 모피를 쓰지 않는다. 더불어 윤리적 다운 인증(Responsible Down Standards)을 받은 다운(오리∙거위의 털)만을 사용한다.”
카테고리 확장 계획은 어떤가.
“최근 안경 협업 제품을 내놨다. 3년 전 시작한 신발 제품도 반응이 좋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데 신중하다. 서두르지 않겠다.”
캐나다구스가 생각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의미는 무언가.
"리얼 앤드 워크(Real & Work). 본래 기능을 다 하는 진짜 브랜드란 의미다. 품질과 성능이 좋다면 갖고 싶다는 열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통성 역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