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억 들여 걷고 싶은 서울 만들고 차량 방호 울타리도 강화

서울시가 올림픽대로(40.67㎞)의 2배가 넘는 85㎞에 달하는 도심 내 보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걷고 싶은 서울’을 만든다. 서울시는 내년 총 286억원을 투입해 약 85㎞의 ‘특별시도’(特別市道ㆍ서울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주요 도로) 보도를 정비한다고 22일 밝혔다. 
파손된 보도블록과 10년 이상 된 노후 보도가 교체 대상이다. 특히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꼽히던 ‘보도블록 전체 갈아엎기’가 아닌 꼭 필요한 부분과 대상지만 골라 교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11월까지만 보도공사를 허용하는 ‘보도공사 클로징 11’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지도ㆍ점검하기로 했다. 연말에 예산 털기식 공사를 막자는 취지다.  

그에 더해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보도시설물’도 지속해서 손본다. 차량 충돌 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강화된 보도용 차량 방호울타리(SB1 등급 이상)도 보행자 사고 우려 구간에 확대 설치한다. 시청역 역주행 사고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올해는 장충단로 등 10개 자치구 18개 지역에 방호울타리를 설치ㆍ정비했고, 녹사평대로 등 총 6개 지역에 방음벽 등 보도 시설물도 손을 봤다. 시는 지난 9일부터 도시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보도용 차량 방호울타리 제품을 공개 모집 중이다. 내년 4월 제품이 선정되는 대로 설치할 예정이다. 

횡단보도 턱낮춤 전(사진 위)과 후의 모습. 사진 서울시

횡단보도 턱낮춤 전(사진 위)과 후의 모습. 사진 서울시

 
시는 또 1만1144개 지역을 대상으로 2026년까지 횡단보도 턱 낮춤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끊기거나 파손된 점자블록도 손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보행자 안전은 기본이고, 이동 약자에 대한 배려는 물론 도시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매력적인 ‘보행중심 도시, 서울’을 선제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도심 속 명소로 자리매김할 ‘걷고 싶은 감성거리 조성사업(가칭)’도 내년부터 새로 추진한다. 내년엔 5곳의 거리를 선정해 20억원을 투입,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올해는 익선동 돈화문로11길과 소공동 남대문로7길을 시범 대상지로 선정해 보도 확장, 시설물 정비 등을 했다. 개인ㆍ마을주민이 자치구에 후보지를 접수하면 각 자치구가 이를 취합해 시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내년 2월까지 최종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거리가게(노점) 환경 개선 전(사진 위)과 후의 모습. 사진 서울시

거리가게(노점) 환경 개선 전(사진 위)과 후의 모습. 사진 서울시

노점(보도 위 거리 가게) 환경도 개선한다. 도로점용 허가를 받고 실명제로 운영 중인 생계형 노점은 판매대 교체, 보도ㆍ전기 등 기반 시설 정비를 한다. 외관은 물론 안전하고 위생적인 판매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무허가 노점은 정리해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 미관을 가꾸기로 했다.


내년 말까지 '보도공간 마스터플랜' 수립 

한편 시는 ‘2040 미래서울 보도공간 마스터플랜’을 내년 말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지역 특징을 반영한 보도 공간을 조성해 ‘걷고싶은 미래 서울’을 그리는 게 목표다. 김성보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도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서울의 매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