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영끌’한 집 되판 여파…지난해 유주택자↓ 대출잔액↓

지난 8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들. 뉴스1

지난 8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들. 뉴스1

청년층 유주택자 수와 유주택 비중이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의 속어)로 빚을 내 집을 산 청년층 일부가 버티지 못하고 집을 되판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는 청년층(15~39세)과 중장년층(40~64세), 노년층(65세 이상)의 경제·사회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우선 청년층 가운데 주택을 가진 '주택 소유자' 비중이 2021년 12.4%로 정점을 찍고 2022년 11.8%→지난해 11.5%로 2년간 쉼 없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선 주택 소유자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절대적인 청년층 주택 소유자 수 역시 188만8000명→176만6000명→168만4000명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청년층 개인이 아닌 청년층이 가구주인 가구 기준으로 봐도 비슷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청년층 가구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중은 29.3%→27.9%→26.8%로 계속해서 하락했다. 절대적인 주택 소유 청년층 가구 수도 146만7000가구→138만8000가구→132만4000가구로 감소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앞서 청년층은 저금리 속 주택 가격 상승기의 끝자락이었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영끌 대출을 동원해 집을 매수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2022년부터 고금리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견디다 못해 주택을 다시 판 결과 이번 통계가 집계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신규 매수세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청년층이 영끌로 산 집을 팔면 대출 잔액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지난해 청년층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3712만원으로 전년(4000만원)보다 7% 넘게 감소했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고금리에 시달린 청년층이 (주택담보대출 외에) 소액 대출을 줄인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끌 청년층의 주택 매도세는 올해도 이어지는 흐름으로 추정된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39세 이하 가구의 평균 부동산 자산은 1억6135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넘게 감소했다. 부채는 9425만원으로 5%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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