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라크 정부와 수리온(KUH-1) 수출 사업 판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특수 소방 항공기 2대를 도입하고, 이라크 헬기 조종사와 정비 기술자 등을 교육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계약 금액은 1358억원으로, 지난해 KAI 매출의 3.6% 규모다. 계약 기간은 내년 3월 31일부터 2029년 3월 31일까지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은 지난 2006년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수리온 개발에 착수했다. 수리온은 2012년 육군에 실전 배치됐다. 육군 기동헬기로 개발됐지만, 상륙 기동과 의무 후송, 해경, 소방, 산림 등 10여개 기종으로 다양해졌다. 현재는 300여대가 군·관용 헬기로 운용되고 있다.
KAI 등은 2026년까지 공격, 기뢰 탐색 등의 특수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종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KAI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어쇼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수리온 실물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사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이라크 육군 항공사령관(중장) 등이 한국을 찾으면서 수리온 수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당시 알말리키 사령관은 경남 사천으로 이동할 때 수리온에 탑승했다. 또 수리온 계열의 중형 헬기 ‘흰수리’ 운용을 참관하고, 직접 탑승했다고 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리온의 이라크 수출로 ‘K-방산’도 국내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식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